GM이 전기차 ‘볼트EV’ 생산을 늘리기로 하면서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와 LG화학은 전기차 관련 사업에서 GM을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 데다 미국에 대규모 시설 투자도 벌여둔 만큼 GM의 전기차 흥행이 절실하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완성차회사 GM이 볼트EV 생산규모를 늘리기로 하면서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이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성장할 기회를 맞고 있다.
미국 자동차매체 오토모티브뉴스, 영국 로이터 등에 따르면 메리 바라 GM 회장은 5일부터 열린 국제에너지업계 연례회의 ‘세라위크’에서 올해 하반기에 볼트EV 생산을 늘린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볼트EV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생산물량을 늘리기로 한 것”이라며 “구체적 증산물량은 아직 확정짓지 않았다”고 말했다.
GM은 지난해 2만2398대의 볼트EV를 생산했으며 2만3297대를 판매했다. 이번 증산으로 올해 GM의 생산대수는 최소 3만 대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볼트EV 판매량은 당초 예상치인 3만 대를 밑돌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전역으로 판매시장을 확대한 데다 올해부터 한국에 볼트EV 배정 물량을 늘린 점을 감안하면 올해 볼트EV 판매량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 배정 물량이 지난해 600대에서 올해는 5천여 대 수준으로 늘어났다”며 “GM 미국 공장에서 생산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배정 물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은 “GM이 증산결정을 내린 것을 감안하면 남미나 아시아 등으로 출시 국가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은 자동차 전장사업에서 GM을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어 볼트EV 판매 호조가 실적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볼트EV에 쓰이는 구동모터, 배터리팩 등 11종의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용 전력관리시스템(BMS)을, LG이노텍은 모터와 센서 등을 제공한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 계열사들을 통해 수년 전부터 전기차 관련 사업에 투자를 벌여왔다. 최근에는 GM 외에 완성차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에도 힘써왔다.
하지만 GM을 제외한 고객사들이 아직까지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미미한 판매성과를 보이는 탓에 여전히 GM에 높은 매출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GM에 부품 물량을 순조롭게 공급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구축하고 있고 LG화학은 추가적 시설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GM의 전기차 흥행은 두 회사에 더욱 절실하다.
대규모 시설 투자에 따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가 볼트EV 판매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미국 미시간주에 약 283억 원을 들여 전기차 부품 공장을 구축하기로 결정해 올해 1분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2012년부터 미시간주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2019년 추가적 시설 투자를 벌일 계획을 잡아뒀다.
두 회사의 생산 공장은 모두 GM이 이번에 전기차를 증산하기로 결정한 디트로이트공장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있다.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GM 전기차가 미국에서 잘 팔리고 있다”며 “GM 의 물량을 맞추기 위해 미국에서 4개 생산라인을 잘 운영하고 있으며 그 다음에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