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계열사이자 스마트폰 부품 주요 고객사인 LG전자의 신제품 출시가 늦어진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에 더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LG이노텍은 상반기에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며 "증권가 눈높이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과 3D센서, 기판 등 여러 고가부품을 공급하는 애플 아이폰X의 출하량이 크게 줄어들며 실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LG이노텍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200억 원, 영업이익 498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이 고 연구원의 기존 전망치와 비교해 43% 줄어드는 것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의 절반에 가까운 264억 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 단일 고객사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의존하는 LG이노텍의 사업구조가 결국 실적 방어에 약점으로 남은 셈이다.
계열사인 LG전자가 상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G7' 출시를 1~2개월 정도 늦춘 점도 악재로 꼽힌다.
고 연구원은 "전략 고객사의 상반기 스마트폰 출시가 늦어지며 LG이노텍의 기판 생산라인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판사업 적자폭이 커지며 4~5월까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적자가 이어지자 올해 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출시하는 제품 숫자도 줄이기로 하는 등 다양한 대응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LG이노텍 실적에서 LG전자 스마트폰에 공급하던 듀얼카메라 등 부품도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런 전략 변화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또는 전장부품으로 매출처를 넓히는 노력도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LG이노텍이 애플에 더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는 셈이다.
하지만 고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고려할 때 LG이노텍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하반기 새 스마트폰의 부품 공급이 시작되면 실적과 주가 모두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