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03-12 17:25:49
확대축소
공유하기
현대건설이 현대산업개발, 한라 등 범현대가 기업들과 손잡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사업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유력한 경쟁후보는 신한은행을 주축으로 한 금융권 컨소시엄인데 현대건설은 그동안 토목과 인프라부문에서 사업의 경험이 많다는 점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29일 입찰을 마감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 건설사업이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신한은행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사업은 수도권 전역을 30분~1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도록 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경기도 파주시 운정역~서울시 삼성역~경기도 동탄역을 잇는 A노선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역~인천광역시 송도역을 잇는 B노선, 경기도 의정부역~경기도 군포시 금정역을 잇는 C노선 등 3개의 노선이 있는데 A노선이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단계를 밟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삼성역~동탄역 구간(39.5km)을 제외한 나머지 운정역~삼성역 구간(43.6km)을 위험분담형 민간투자사업으로 확정하고 2017년 12월 말부터 이 사업을 전담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하고 있다.
추정사업비만 3조3641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라 많은 대형건설사가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건설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최초로 제안한 건설사, 엔지니어링기업과 손잡고 사업 수주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사업의 밑그림을 그린 기업들을 컨소시엄에 참여시켜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현대건설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처음 제안한 뒤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을 수립한 태조엔지니어링을 중심으로 설계부문 사업자 구성을 마쳤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의 A노선을 처음 제안한 현대산업개발은 시공부문 사업자로 참여한다.
▲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도.
현대건설은 현대산업개발뿐 아니라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한라 등 범현대가 기업으로 꼽히는 기업들과도 시공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토목과 인프라부문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현대건설이 범현대가 기업들과 힘을 모으면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판단에 따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한 것”이라며 “철도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아온 시공경험을 앞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현대건설에 맞서 컨소시엄 구성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시공부문 사업자로 컨소시엄에 합류했고 금융사가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민자사업을 추진할 때 예산의 대규모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프라부문에서 발주되는 대규모 민자사업에서 그동안 금융권 컨소시엄이 사업을 따낸 전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사업 수주에 유리하지 않겠냐고 건설업계는 바라본다.
서울 여의도와 경기도 안산을 잇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자사업에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NH농협생명 컨소시엄이 경쟁했지만 최종 사업권은 포스코건설로 넘어갔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사업경험과 사업비 절감 가운데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사업자 선정의 향배가 갈릴 것”이라며 “시공능력만 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현대건설 컨소시엄보다 얼마나 많이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는지 적어내는 것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