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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45) 경위가 12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돼 서울구치소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정윤회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자살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가 유서에서 정보분실 동료인 한 경위에 대한 청와대의 회유를 시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해 앞으로 진실공방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 경위의 유족은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4장의 유서 중 가족과 관련된 내용을 뺀 8장을 복사해 언론에 공개했다.
최 경위의 형은 "유서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동생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를 세상에 알리고자 호소한다"고 말했다.
최 경위는 유서에서 함께 문건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모 경위에게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며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썼다.
최 경위가 민정비서관실의 '제의'를 언급한 것은 청와대가 한 경위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최 경위가 유서에서 언급한) 한모 경위를 민정수석비서관실의 그 누구도 접촉한 사실이 없고 따라서 제안도 없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또 한 경위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언론보도를 보면 한 경위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담당 판사에게 밝힌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경위의 유족이 일부 공개한 유서 내용이다.
저를 알고 있는 모든 분께!
최근 일련의 일들로 인해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언론들이 저를 비난하고 덫으로 몰고 가고 있지만 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경찰 경험하며 16년 동안 월급만 받아 가정을 꾸리다보니 대출 끼고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공무원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경찰생활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힘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습니다.
힘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회환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공무원 생활을 했기에 지금은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정보관으로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였으나 그 중에서 진정성이 있던 아이들은 세계일보 조○○과 조선일보 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BH의 국정 농단"은 저와 상관없고. 단지 세계일보 조○○ 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김○○ 기자는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가 너무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동료이자 아우인 한○○(경위)이가 저와 친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런 소용돌이 속으로 들여오게 된 것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멸시나 경멸을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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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된 최 경위의 유서 |
세계일보 조○○ 기자도 많이 힘들텐데 "내가 만난 기자 중 너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동생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
○○에게
너무 힘들어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다.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좀 자고 쉬고 싶다. 사랑한다. ○○아. 절대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너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거라.
그리고 부탁하건데 내가 없는 우리 가정에 네가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 ○○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 사랑한다 ○○아.
언론인 들어라.
훌륭하신 분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생활하시죠.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짓눌러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