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내년 유리기판 생산을 통해 실적 개선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유기) 기판이 가진 휘어짐과 열팽창, 미세한 전력 공급·회로 유실의 한계를 극복한 제품으로 차세대 기판으로 평가되는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팬아웃 패널레벨패키징(FOPLP)과 유리기판 시장을 합친 규모가 2024년 6억5000만달러(약 9600억 원)에서 2030년 81억달러(약 11조9300억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과 아마존,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유리기판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텔은 2030년 모든 반도체 기판을 유리기판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 SKC가 202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선보인 반도체 유리기판 시제품 모습. < SKC >
SKC는 현재 다수의 북미 빅테크 기업에 유리기판 시제품을 공급하며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고객사 요구사항 변동으로 양산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회사는 양산의 최종 관문인 신뢰성 테스트를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양산 일정이 미뤄지며 경쟁사들이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화학그룹의 자회사 동우화인켐과 유리기판의 핵심소재인 글라스코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성전기는 이를 통해 유리기판 생산 계획을 앞당기고 핵심소재 생산을 내재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발주자로 꼽히는 LG이노텍은 LG전자의 기술력을 빌려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LG이노텍은 유리기판 양산의 최대 난제 유리관통전극(TGV) 공정에 LG전자가 확보한 기술을 사용할 방침이다. TGV 공정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유리에 수백만 개의 미세한 구멍을 만들고 그 틈은 전도성 물질로 채워 전기가 통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과정이다.
김 사장은 미국 유리기판 생산 자회사 앱솔릭스에 대규모 투자금을 수혈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다. SKC는 지난 5월 진행한 1조167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서 5986억 원을 유리기판 양산 체제 구축과 생산 효율화에 할당했다.
내년 유리기판 양산 이후 SKC의 실적 전망치는 매출 2조4426억 원, 영업이익 845억 원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1500억 원에 달하는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유리기판 상업화 일정이 지속 연기돼 왔으나, 양산 일정이 확인되면 실적 반등 가능성이 재차 부각될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유리기판 양산 시점의 확정과 본업의 구조적 흑자 전환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