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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한일 롯데 리더십 흔들, 일본 경영진과 불안한 동거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02-21 18: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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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한일 롯데 리더십 흔들, 일본 경영진과 불안한 동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게이트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도 이사는 유지해 한국과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는 가까스로 유지됐다.  

하지만 신 회장의 유죄가 확정되면 한일 롯데의 경영분리라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열려있다.

21일 열린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도 이사와 부회장은 유지하기로 했는데 겉으로 보면 신 회장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창업주의 아들로 상징성이 큰 데다 재판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한국 롯데그룹과 완전히 단절되면 일본 롯데의 위상이 약화되고 한일 롯데가 함께 벌이고 있는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한일 롯데의 동거체제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했을 수도 있다.

신 회장이 앞으로 이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도 어렵다.

신 회장의 사임으로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 쓰쿠다 다카유시 사장의 뜻에 달려 있는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쓰쿠다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최측근이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신 회장 편으로 돌아섰다.

쓰쿠다 사장은 2009년 신격호 명예회장의 신임을 받아 롯데홀딩스 사장에 올랐는데 롯데홀딩스를 운영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방침이 달라 3~4년 동안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쓰쿠다 사장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될 때 신 전 부회장의 반대편에 섰으며 그 뒤에도 계속 신동빈 회장의 편에 섰다. 신 회장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을 때도 일본언론과 인터뷰에서 신 회장을 향한 변함없는 지지와 신뢰를 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롯데에 황각규 부회장이 있다면 일본롯데에 쓰쿠다 사장이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앞으로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쓰쿠다 사장이 일본 롯데를 놓고 독자적으로 경영할 뜻을 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와 이사에서 해임된 것처럼 쓰쿠다 사장의 의사에 따라 신 회장 역시 앞날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신동빈 회장을 정점으로 서로 협력해오던 한일 롯데가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부재한다고 당장 롯데홀딩스가 독자경영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한국 롯데가 하려는 인수합병이나 투자 등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데 호텔롯데는 롯데알미늄, 롯데건설, 롯데물산 등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롯데케미칼는 롯데물산이 지분 31.27%를 보유해 최대주주인데 롯데물산의 최대주주는 롯데홀딩스다. 이 밖에 호텔롯데(12.68%)와 롯데홀딩스(9.3%)가 롯데케미칼의 2, 3대주주에 올라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도 예상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다시 표 대결을 벌여 일본 롯데의 경영권 탈환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된 13일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홈페이지에 일본어로 입장자료를 올려 “신동빈 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롯데 회장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이미 일본인 경영진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만큼 복귀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물론 쓰쿠다 사장을 비롯한 일본인 경영진들이 신 회장에게 다시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 등을 거쳐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때를 기다릴 수 있는 셈이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는 물러나도 이사를 유지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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