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이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요구사항을 GM에 전달했지만 GM이 답변없이 군산공장 폐쇄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카허 카젬 한국GM(제너럴모터스) 대표이사 사장에게 산업은행의 요구사항 8개를 전달했지만 관련된 대답을 아직 받지 못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 |
이 회장이 전달한 요구사항의 내용을 살펴보면 흑자 전환 등의 경영 개선대책과 장기 발전계획을 먼저 수립해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한국GM의 대규모 손실과 자본잠식 등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안을 요구했다.
GM 본사에서 빌려준 차입금의 금리를 낮추고 본사 관리비용 등 분담금도 면제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함께 한국GM의 생산물량을 늘리는 등 GM 본사에서 협력할 수 있는 사안들도 제시했다. 산업은행이 주주 감사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놓을 것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GM에서 거부했던 장기 경영계획과 분기별 재무제표와 재무실적 등의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등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사안들을 모두 열거했다.
그러나 GM은 이 회장과 카젬 사장의 만남 이후에도 답변을 보내지 않았고 한국GM은 13일 군산공장 폐쇄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산업은행 실무자들은 21일 서울의 비공개된 장소에서 GM 실무자들과 회의를 열면서 이 회장이 카젬 사장에게 전달한 요구사항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한국GM에 자금을 지원하는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외부 자문기관을 통한 경영실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시기와 방식, 범위 등 구체적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GM 본사는 한국GM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연구개발(R&D) 예산을 과도하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도 실사범위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