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전열이 갖춰졌다.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와 임영빈 삼성생명 고문, 유호석 삼성금융계열사 태스크포스팀장 전무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능한 인사들이 삼각편대로 배치됐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임원인사가 마무리되면서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들에게 올해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자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사장단 인사를 일찍이 끝내고 전자계열사와 제조계열사 전체를 조정할 소규모 미래전략실을 꾸려 활동에 들어갔다.
삼성그룹이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 전에 대규모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금융계열사도 속도를 내야 하는 형편이다.
이번에 삼성생명 대표이사에 오른 현성철 사장 내정자의 경력을 보면 삼성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에 중점을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 사장의 보험업 경력은 최근 2년 동안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장으로 일한 데 그친다. 그동안 삼성SDI 원가혁신팀과 구매팀, 삼성카드 경영지원팀 등 여러 계열사를 거쳤다.
특히 그룹 감사팀에서 10년 이상 일했고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전자계열사의 미래전략실 기능을 하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팀장과 친분도 깊어 삼성그룹 전체를 고려하면서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적임자로 꼽힌다.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장 출신인 임영빈 삼성생명 고문의 등장도 주목된다.
임 고문은 2013년 말부터 금융일류화추진팀을 이끌며 ‘금융지주사 전환’, ‘보험계열사의 자본확충 계획 마련’ 등 금융계열사 현안을 다뤘던 인물이다.
금융계열사의 미래전략실 격인 태스크포스팀도 삼성생명 안에 마련됐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조정업무를 맡을 태스크포스팀이 삼성생명 안에 꾸러졌는데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인 유호석 전무가 전진배치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 안에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를 논의할 틀이 짜여진 만큼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안고 있는 여러 현안들을 풀어낼 논의들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