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월 출시를 앞둔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출고가격을 이전작보다 크게 올려 10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갤럭시S9 출시 초반에 뚜렷한 경쟁작이 없어 높은 가격에도 흥행 전망은 밝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삼성전자는 갤럭시S9에 모험을 시도하기보다 내부 성능과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부품 원가가 비싸져 판매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9의 판매가격을 미국 기준으로 최소 850달러로 내놓아 이전작인 갤럭시S8보다 가격을 약 13% 높여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량 메모리반도체와 고성능 카메라모듈, 차세대 기판 등 고가부품의 비중이 늘어나 갤럭시S9의 부품 원가가 갤럭시S8보다 약 1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에서 850달러에 판매한 갤럭시S8플러스의 국내 출고가격이 99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S9의 한국 출고가격도 100만 원에 가깝게 책정될 공산이 크다.
갤럭시S9보다 디스플레이 면적이 더 크고 듀얼카메라 탑재가 예상되는 갤럭시S9플러스의 출고가는 110만 원 이상으로 매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애플이 아이폰X 가격을 높게 매긴 뒤 수요 부진을 겪고 있어 갤럭시S9 시리즈 가격책정에 고민이 컸을 것"이라면서도 "부품원가 때문에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갤럭시S9 시리즈는 높은 가격에도 초반부터 전 세계 소비자들에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다.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갤럭시S7 시리즈의 교체주기가 다가오고 있는 한편 LG전자와 화웨이 등 주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가 늦어 갤럭시S9의 독주체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S9는 경쟁작의 부재로 상반기에 소비자 수요를 선점하는 데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이라며 "올해 전체 판매량은 약 41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갤럭시S9 판매량은 출시 초반에 대부분 집중되며 하반기에는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과 LG전자 등 주요 경쟁업체들이 스마트폰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쓸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S9의 올해 판매흐름은 이전보다 더 뚜렷한 상고하저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높은 판매가격이 지속적 판매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