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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카메라사업 접지 않는 이유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12-02 20: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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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카메라사업 접지 않는 이유  
▲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팀 부사장

“내년에 올해보다 카메라 사업을 더 잘할 것이다.”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팀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프리미엄 미러리스카메라 ‘NX1’ 출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최근 제기된 카메라사업부 축소설을 일축했다.

세계 카메라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국내시장의 경우 지난 수년 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1위’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일본 소니의 벽을 좀체 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통신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카메라와 준전문가용 제품인 미러리스카메라 등 다양한 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국내 유일의 카메라 제조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카메라의 광학기술이 의료기기 등 삼성전자의 신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삼성전자가 카메라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 삼성전자, 카메라도 1위 야심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카메라사업에 뛰어든 지 올해로 4년이 넘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삼성테크윈으로부터 디지털카메라 사업부문을 넘겨받으며 둘로 나눠져 있던 카메라사업을 단일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카메라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 산하에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무선사업부의 ‘스마트폰 1위 DNA’를 카메라사업부에 이식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삼성전자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인 미러리스카메라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2010년 첫 번째 미러리스카메라 ‘NX10’을 출시한 뒤 매년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Wi-Fi)를 탑재한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사진 공유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갤럭시 카메라’로 콤팩트카메라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콤팩트카메라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흡수한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개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멀기만 한 카메라 1등, 수익성 보장도 안돼

삼성전자의 목표는 국내 미러리스카메라시장 1위다.

임선홍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전무는 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올해 안에 반드시 국내 미러리스카메라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국내 미러리스카메라시장에서 ‘만년 2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국내 미러리스카메라시장에서 소니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0월 기준으로 소니의 점유율은 53.2%로 30%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는 삼성전자와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4년째 국내 시장에서 소니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안방에서 외국업체에 밀리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올해 9월 삼성전자의 국내 미러리스카메라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으로 40% 수준이었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31%에 불과했다. 판매량 면에서 소니를 앞서기 위해 ‘1+1’ 이벤트와 할인판매 등 적극적 판촉활동을 벌인 결과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도 카메라사업의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디지털이미징 사업부의 영업권 가치를 0원으로 책정했다. 올해도 0원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예상한다.

  삼성전자가 카메라사업 접지 않는 이유  
▲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팀 부사장이 9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카메라 전문 전시회 '포토키나 2014' 행사에서 렌즈 교환형 미러리스 카메라 'NX1'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 카메라 기술은 의료기기사업의 핵심기술


삼성전자는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사업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카메라 기술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신수종사업인 의료기기사업에도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업체로 알려진 일본의 올림푸스는 세계적 의료기기 회사로 더 유명하다. 올림푸스는 1950년 세계 최초의 내시경 기기인 ‘위 카메라’를 개발한 업체로 현재 세계 소화 내시경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소니와 니콘 등 카메라업계 전통의 강자들은 최근 잇달아 의료기기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의 발달로 카메라시장이 위축되면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시다 가즈오 니콘 사장은 지난 6월 열린 중기 경영계획 발표회에서 의료기기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시다 사장은 “의료기기 부문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이라며 “향후 3년 동안 의료장비 분야 인수합병에 약 20억 달러를 투자하고 전체 연구개발비 22억 달러 중 4분의 1을 이 분야에 할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4월 올림푸스와 ‘소니 올림푸스 메디칼 솔루션즈’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수술용 내시경과 화상진단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메라의 광학기술과 이미지 센서 등은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핵심적 기술”이라며 “카메라업체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의료사업에 뛰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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