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1-26 15: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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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 이용자 확대를 위해 15세 이상 이용가 버전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년 전 국내를 강타했던 스타크래프트의 흥행 사례를 참고해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는 25일부터 15세 이상 이용가 버전의 배틀그라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26일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25일부터 배틀그라운드 15세 이상 버전 서비스가 시작됐다.
성인 이용자들은 기존과 동일한 콘텐츠로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만 15세 이상인 미성년자가 접속하면 자동으로 15세 이상 이용가 버전이 제공된다.
카카오게임즈는 15세 이상 이용가 버전 서비스가 시작되면 중고등학생 이용자들이 대거 PC방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3월 글로벌 온라인게임유통플랫폼인 ‘스팀’을 통해 사전유료테스트(얼리억세스) 형태로 출시된 이후 글로벌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미성년자 이용불가 게임이라는 한계가 있음에도 최근 판매량이 3천만 장을 넘어섰고 글로벌 동시접속자수도 300만 명을 돌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블루홀과 손잡고 지난해 11월14일부터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인이용자는 게임을 구매하지 않아도 PC방에 가면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도 스팀을 통해 이미 많이 팔린 게임의 판권을 따로 산 이유는 명확했다. 국내 PC방을 상대로 PC온라인게임처럼 이용시간에 비례한 종량제 형태의 요금을 받겠다는 것이다. PC방 점주들은 현재 PC온라인게임을 제공하는 회사에 시간당 일정 금액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스팀 계정을 통해 구매한 배틀그라운드 이용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별도의 추가 결제없이 PC방에서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서버는 스팀서버와 PC방 서비스(국내서비스) 서버를 분리했다.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를 통해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PC방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신규 이용자가 대거 유입되어야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11월14일부터 두 달 동안 PC방에 무료로 배틀그라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파격적 프로모션을 펼쳤다.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은 카카오게임즈의 국내 서비스 이후 급속히 올라갔고 PC방 점유율에서 리그오브레전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게임통계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은 약 33%로 2위 리그오브레전드(25%)와 8% 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지난해 11월13일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은 27%였다.
카카오게임즈 서비스 이후 약 6%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국내 서버 동시접속자 수만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카카오게임즈 기대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어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를 놓고 20년 전 PC방을 통해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에 견주는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또한 15세 이용가 버전 출시를 통해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던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국내에 발매되었고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러나 18세 이용가여서 PC방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것은 불법이었다. PC방 업주들은 단속을 두려워했다.
그 뒤 게임 내 잔혹한 동영상을 수정해 15세 이상 이용가능한 ‘스타크래프트TEEN’ 버전이 출시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됐다.
게임방송 중계도 미성년자 관람불가에서 15세 이용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시청자층이 대폭 확대돼 e스포츠로 발전이 가속화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배틀그라운드 과금을 무기한 연기하고 당분간 무료로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PC방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이용하는 신규 이용자들을 최대한 많이 늘려 20년 전 스타크래프트 흥행 당시 모습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픽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의 경쟁작이자 12세 이상 이용가인 포트나이트의 국내 서비스를 23일부터 시작한 것도 배틀그라운드 15세 이상 이용가 버전 출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