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혔다.
이순우 행장은 1일 우리은행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민영화의 발자취를 돌이켜볼 때 이제 맡은 바 소임을 다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 말했던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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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우 우리은행장 |
이는 이 행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은행장 자리에서 퇴진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행장은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를 2014년 안으로 이루기 위해 3년인 은행장 임기를 1년6개월만 수행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이순우 행장이 오는 30일까지 남은 임기를 마칠 것”이라며 “연임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메일에서 “민영화라는 최대의 숙명적 과제를 안고 은행장이 된 지 3년 이상 지났다”며 “고객과 노동조합 및 직원들 덕분에 소수지분 매각청약율 130%라는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순우 행장은 올해 지방은행 분리매각 및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매각에 성공하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28일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30% 예비입찰이 유찰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최근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됐다는 말이 나도는 것도 이 행장이 퇴임을 결심하게 만든 배경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행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은 가장 유력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떠올랐다. 이광구 부행장은 '서강금융인회'(서금회)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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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 |
이광구 부행장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상업은행에 입사했다. 그는 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들이 2007년 결성한 서강금융인회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서강금융인회는 동문인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 금융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 서강금융인회 출신인 홍성국 KDB대우증권 신임 사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우리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2일 2차 회의를 열어 후보군을 선정한 뒤 5일 심층면접을 벌인다. 그뒤 9일로 예정된 임시 이사회에서 후보를 선정한다.
후보는 이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