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중국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한 데 힘입어 올해부터 해마다 LNG운반선 발주가 30척 이상 이뤄질 것”이라며 “조선사들이 2017년에는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물량 확보에 힘썼다면 올해부터는 선가 인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원을 석탄 중심에서 LNG 중심으로 바꾸는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에서 LNG 수요가 급증하면서 향후 LNG 개발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렇게 되면 LNG운반선 발주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3사는 LNG운반선부문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3사는 주로 15만㎥급 대형 LNG운반선만 골라 수주하는데 대형 LNG운반선 발주 물량은 조선3사가 70~80% 정도 수주한다”며 “LNG운반선은 영업이익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다른 선종보다 수익성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LNG운반선 발주 물량이 올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하면 조선3사가 그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올해 2780만CGT(가치환산톤수), 2019년 3220만CGT, 2020년 3470만CGT 등 향후 5년 동안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바라봤다.
조선3사는 올해 수주목표도 지난해보다 대폭 높게 잡았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로 102억 달러를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수주목표로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분까지 모두 합해 100억 달러를 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올린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로 55억 달러, 삼성중공업은 82억 달러를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83%, 삼성중공업은 18% 정도 높여 잡았다.
이 연구원은 “조선3사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선박용 철강재 가격 상승분, 환율부담 등을 피하기 위해 선가를 올리려고 할 것”이라며 “조선3사가 하반기부터 수주 물량을 채우기 시작하면서 점차 수익성 좋은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이렇게 되면 추가적 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선3사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회사와 선박용 철강재인 후판 가격을 2017년 하반기 공급분부터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 때문에 조선3사는 2017년 4분기에 적자를 봤는데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조선3사가 올해부터 선박 계약금액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재경팀장 상무는 16일 열린 남준우 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선박 건조원가에서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면 선박 계약금액과 연동될 것”이라며 “전 세계 선박시장을 조선3사가 이끌고 있는 만큼 선박 계약금액은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