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관계자는 “하나금융 회추위가 회장 선임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금융당국의 요구와 관련한 부분은 의견을 따로 표명하겠다고 유선으로 전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하나금융에 공문을 보내 지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및 함영주 KEB하나은행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조사가 마무리된 뒤 회장 선임절차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금융혁신 추진방향 브리핑 자리에서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하나금융 회추위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하나금융에 공을 넘겼다.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금융지주사의 회장 선임절차을 압박하는 것을 놓고 김정태 회장이 위기를 직면했다는 말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지배구조 개선과 최고경영자 승계절차의 정비, 회장 선임절차 투명성 강화 방안,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심사 중단 등 간접적 방식으로 압박을 가했다면 이제는 회장 최종후보군 선정에 임박해서 금융당국이 회장 선임절차를 미루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이 회장 선임절차를 강행하는 등 금융당국과 정면충돌을 감수할 경우 김정태 회장이 연임해 성공하더라도 과연 임기 동안 순항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금감원의 조사결과 만의 하나라도 하나금융에 문제가 있다고 드러나면 김정태 회장은 사면초가에 직면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금융 회장 선임절차가 2015년에 있었던 예전 선임절차보다 한 달가량 앞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장 서두를 필요가 없는데도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다”며 “고의성이 있는지 의심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만에 하나 문제가 드러난다면 하나금융 측에서 의도를 지닌 채 선임절차를 서두른 것이 되기 때문에 책임이 무거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권과 하나금융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의 제동에도 김정태 회장이 정면돌파를 선택해 일단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통합 KEB하나은행 출범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8월 은행 조기통합을 반대하던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상대로 직접 협상에 나서 고용보장과 외환은행의 정체성 유지 등을 제시하며 노조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공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