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1-03 19: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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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2018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낮췄지만 내수 판매목표는 올려 잡았다.
미국, 중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판매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안방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인데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왼쪽)과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일 “2017년 12월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노조 파업 등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내수 자동차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줬다”며 “하지만 그랜저, 쏘렌토 등 인기 차종 판매량이 2017년 10월 이후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17년 12월에 일시적으로 판매가 줄었다기보다 전반적으로 내수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2018년 1분기에 새 싼타페를 출시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겠지만 판매규모가 큰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 없는 기아차는 내수 수요 둔화와 경쟁사의 신차 출시로 내수부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8년 글로벌 판매목표로 각각 467만5천 대, 287만5천 대를 제시했다. 2017년과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8%, 6.2%씩 판매목표를 낮춘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해외 판매목표는 낮추고 내수 판매목표는 높였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 판매목표로 2.6% 늘어난 70만1천 대를, 기아차는 1% 늘어난 52만 대로 잡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국내에서 신차를 대거 투입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2018년 국내에서 출시하는 신차는 싼타페, 차세대 수소전기차, 코나 전기차, K3, K9, 니로 전기차 등이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현대차와 기아차 신차와 같은 차급의 신차를 쏟아내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입 완성차회사의 신차 공세가 거세다.
한국GM의 에퀴녹스, 폴크스바겐 티구안, BMW X5 등이 올해 출시돼 현대차 싼타페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시 예정인 메르세데스-벤츠 CLS, 폴크스바겐 파사트는 기아차 K9 후속모델과 차급이 겹친다. 특히 현대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SUV 신차를 출시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기아차가 올해 출시하는 주요 신차는 세단이어서 판매를 늘리는 데 고전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점도 국내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의 인식이 나빠질 수 있는 데다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연내 타결이 무산되자 연초부터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차 임금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기아차도 임금협상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17년 국내에서 그랜저, 코나 등 신차효과 덕에 2016년보다 4.6% 늘어난 68만8939대를 팔았다.
반면 기아차는 2017년 국내에서 2016년보다 2.5% 줄어든 52만1550대를 파는 데 그쳤다. 새 쏘렌토가 지난해 기아차의 국내판매를 주도했고 니로, 스토닉 등 RV 신차가 인기를 끌었지만 세단 판매가 저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