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영국의 광고회사를 인수했다.
임대기 사장은 국내 광고시장 정체를 극복하고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수합병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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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
제일기획은 24일 영국의 광고회사 ‘아이리스(Iris Worldwide)’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아이리스 지분 65%(4만6649주)를 433억 원에 인수하고 잔여지분 35%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추가매입하는 조건이다. 총 인수대금은 500억 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제일기획은 이번 인수를 통해 “신규 광고주를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리스는 쇼퍼마케팅 전문회사다. 쇼퍼마케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구매행동에 나서는 ‘쇼퍼(소비자)’를 분석해 실제 구매에 이르도록 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 광고에 반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중시한다.
이번 인수로 제일기획은 쇼퍼 전략 수립부터 매장 내 프로모션과 각종 이벤트 실행에 이르기까지 ‘통합 쇼퍼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최근의 마케팅은 디지털과 현장으로 중심축이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쇼퍼마케팅과 고객 데이터 부분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리스는 1999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런던 본사를 포함해 세계 12개국에 17개 거점, 임직원 1천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리스는 쇼퍼 전략부터 디지털 기술, 프로모션 실행에 이르는 통합 쇼퍼마케팅 역량으로 최근 4년 동안 칸, 에피어워드, 원쇼 등 해외 유명 광고제에서 총 119개의 상을 받았다. 또 올해 영국 마케팅대행사협회(MAA)로부터 ‘올해의 광고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쉘(정유)을 비롯해 아디다스(스포츠용품), BMW미니(자동차), 디아지오(주류), 바클레이카드(금융), 레킷벤키저(생활용품) 등 해외 광고주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리스는 이들 광고주들과 5년 이상 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8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임대기 사장은 지난해 1월 제일기획 사장으로 취임한 뒤 제일기획의 삼성전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에 지점과 법인을 새롭게 설립하고 현지 광고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방법을 통해 해외 광고주를 끌어모으고 있다.
임 사장은 올해 공격적 해외진출로 해외 네트워크를 40개국 47개 거점으로 대폭 확대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4개국에 39개 거점을 갖고 있었다.
특히 올해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등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 위주로 거점을 늘렸다.
지역별로 아프리카에 케냐 지점과 나이지리아 법인을 설립했으며 중남미지역에 콜롬비아 지점과 과테말라 지점을, 중동에 요르단 법인을 새로 열었다. 아시아 권역에서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기존에 진출해 있던 중국시장에서도 지점을 추가로 세우고 있다.
제일기획은 또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 광고주를 모으고 있다. 제일기획은 2008년 영국 광고회사 BMB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미국의 디지털 회사 바바리안그룹, 2012년 중국의 브라보와 미국의 맥키니 등 경쟁력 있는 독립 광고회사를 꾸준히 인수했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의 해외부문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일기획의 영업총이익 가운데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전 70%에서 올해 상반기 78%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부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80%가 삼성전자에서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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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사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각) 영국 광고회사 '아이리스(Iris Worldwide)'의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제일기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