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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판 짜놓은 CJ그룹, 대규모 자금 어떻게 마련할까 [신년기획]

서하나 기자 hana@businesspost.co.kr 2018-01-03 07: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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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판 짜놓은 CJ그룹, 대규모 자금 어떻게 마련할까 [신년기획]
이재현 CJ그룹 회장.
2018년은 대통령직 인수위조차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채 국정운영에 나서는 사실상의 원년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을 국정철학으로 내걸고 우리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본격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새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주요 기업과 기업인의 최대 현안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목차-
[1] 착한경영 윤리경영만이 살 길
[2] 오너리스크, 지배구조, 세대교체
[3] 혁신성장, 인수합병, 신사업
[4] 위기는 기회다
[5]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금융개혁, 금융시장 변화
[6] 2018년 빛낼 CEO, 이들을 주목한다

CJ그룹은 해외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내세운 ‘월드 베스트 CJ’를 이루기 위해 갈 길이 멀다. 올해는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한 ‘식품’과 ‘물류’, CJE&M과 CJCGV를 주축으로 한 ‘문화’ 관련 해외기업을 인수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앞으로 CJ그룹 인수합병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역할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자금마련과 함께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도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 CJ그룹 식품·물류·문화 해외기업 인수에 갈 길 멀어

손경식 CJ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2020년 매출 100조를 내겠다는 ‘그레이트 CJ’를 이루기 위해 해외에서 인수합병 기회를 적극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그레이트 CJ’는 최종 목표인 ‘월드 베스트 CJ’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월드 베스트 CJ’는 2030년까지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결국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CJ그룹의 비전이다.

CJ그룹은 먼저 ‘식품과 바이오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두 분야를 대표하는 회사는 CJ제일제당인데 식품부문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포브스에 따르면 2017년 세계 식품 1위 회사인 네슬레는 한 해 매출이 100조 수준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이 세계적 식품기업의 반열에 들기 위해서 매출규모를 최소 7배는 키워야 하는 셈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을 키우기 위해 중국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중국은 사료 및 사료첨가제시장 규모나 성장여력 면에서 매력적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전 세계 사료 및 사료첨가제시장의 36%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데 성장속도도 빠르다.

중국정부의 환경규제에 무방비 상태에 놓인 현지기업이 많다는 점도 기회다. 중국정부가 1일부터 ‘환경보호세법’을 시행했는데 환경설비를 갖추지 못한 현지기업이 여전히 많다. 

식품부문에서 미국과 동남아시아 역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미국은 외식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고 동남아시아는 성장속도가 가장 빠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가정간편식 '비비고'를 알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PGA투어 당시 '비비고' TV광고를 제작한 뒤 NBC 골프채널을 통해 미국 전 지역에 방영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사료공장을 추가로 짓고 30여 개인 해외 축산시설을 2020년까지 50여 개로 확대하는 등 동남아시아에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CJ프레시웨이와 CJ푸드빌 역시 각각 식자재유통사업과 외식브랜드사업을 통해 해외진출 기회를 찾는 데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문화사업을 이끄는 CJE&M과 CJCGV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영화상영사업과 배급사업은 모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 해외에서 성장기회를 찾는 것이 절실하다. 국내 영화 관람객은 2013년 2억 명에서 5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정 CJCGV 대표는 2017년 12월 열린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한국 영화사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2018년은 CJCGV에게 해외로 나가 영화산업의 의미있는 초석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CGV는 3분기 기준 중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터키 등 7개국에서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CJCGV의 자회사 CJ4D플렉스는 현재 한국, 중국,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 칠레, 호주 등 54개국에서 445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CJCGV는 기존 진출국가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키워감과 동시에 해외시장의 영화관 공급상황을 신중하게 살펴 새로 진출할 국가를 꾸준히 찾을 것으로 보인다.

CJE&M은 ‘한류의 세계화’를 목표로 세운 만큼 음악 시상식 MAMA와 콘서트 KCON 등을 통해 CJ그룹을 알리는 데 힘쓰기로 했다.

CJE&M은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통해 CJ와 CJ의 콘텐츠를 알리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류사업에서는 CJ대한통운의 어깨가 무겁다. 

CJ대한통운은 세계 5대 물류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이미 중국, 베트남, 인도 등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을 잇달아 성사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2017년 11월 뉴스원과 인터뷰에서 “중국 물류자회사 CJ로킨을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계시장으로 나가야하는 만큼 앞으로 2~3년 사이에 미국과 유럽에서 수천억 원 단위의 인수합병이 성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CJ제일제당, 자금마련 계획은?

CJ그룹 인수합병은 사실상 CJ제일제당이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에서 자금줄을 쥐고 있는 핵심 계열사이기도 하다. CJ제일제당 지난해 매출은 14조5632억 원으로 CJ그룹 전체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인수합병 판 짜놓은 CJ그룹, 대규모 자금 어떻게 마련할까 [신년기획]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최근 CJ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결과 역시 CJ제일제당의 역할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CJ그룹은 지주사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식품’ 대표 계열사이자 중간지주가 역할을 맡은 CJ제일제당이 인수합병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CJ제일제당은 배당수익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여지가 커진 만큼 인수합병에 나서기 유리해졌다. CJ대한통운 지분 40.16%을 보유해 단독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지배력을 강화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지주사 CJ의 손자회사로서 앞으로 인수합병에 제한을 받게 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손자회사가 인수합병을 할 경우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 

CJ제일제당은 인수합병 자금 마련과 동시에 높은 재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매각을 통해 최소 1조 원 이상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3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CJ헬스케어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매각 예비입찰에 참가한 7곳 가운데 한국콜마와 칼라일, CVC캐피탈, 한앤컴퍼니 등 4곳을 최종후보로 선정했다.

CJ헬스케어 매각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많은 만큼 매각작업은 비교적 순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입찰에 모두 7곳이 참여했는데 입찰열기가 뜨거워 CJ헬스케어 몸값을 올려받을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매각가격은 1조 원 안팎이지만 매각가격이 1조5천억 원 이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 일부에서 나온다.

CJ헬스케어 영업이익률이 15%대로 높은 데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묶어 매각할 경우 CJ헬스케어의 몸값은 더욱 상승할 수도 있다.

배당수익 역시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12월 CJ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대한통운 지분을 40.16%로 기존보다 2배로 늘렸다. CJ제일제당 2016년 배당수익은 81억3584만 원이었다. 2015년과 2014년에는 각각 63억4201억 원, 45억2921억 원이었다.

CJ제일제당은 7월 삼성생명 주식 298만5850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36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한 번에 마련하기도 했다.

회사채 조달이라는 방안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회사채 발행으로 4천 억 원을 확보했다. 2016년 회사채 발행으로 6천 억 원을 조달한 데 이어 대규모 자금을 잇달아 수혈한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우량한 신용등급과 식품업계에서 굳건한 지위를 굳히고 있어 회사채 조달에 유리하다. CJ제일제당은 신용등급 ‘AA’를 유지하고 있다.

‘인수합병 전략가’로 꼽히는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가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자금마련을 위한 어떤 묘수를 궁리해낼지도 시선이 쏠린다. 신 대표는 CJ그룹이 CJ대한통운을 인수할 때도 역할이 컸다.

CJ제일제당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용등급을 관리해야 한다.

CJ제일제당 차입금 의존도는 2012년 39%에서 3분기 42%까지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5월 발표한 ‘2016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한국기업 평균 차입금 의존도는 25.4%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7곳의 국내외 식품 관련 회사를 인수하는데 모두 5042억 원을 투자했다. 일년치 영업이익의 60%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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