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년 만에 금리를 인하하면서 중국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과 정유 및 화학회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 포스코는 전날보다 주가가 6.17% 올랐다. 현대제철도 지난 23일보다 주가가 4.78% 상승했다. 철강금속업종의 전반적인 주가도 전날보다 4.69%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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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 직원들이 가동 상태를 논의하고 있다. |
대표적 정유화학주인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도 지난 23일보다 주가가 각각 11.7%와 10.8% 뛰었다. 이밖에도 GS칼텍스의 모회사인 GS를 비롯한 정유화학회사들이 일제히 주가가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먼저 1년 만기 위안화 예금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떨어진 2.75%로 낮췄다. 대출금리는 0.40%포인트나 낮춘 5.6%로 조정했다.
인민은행은 201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예금금리 상한도 기준금리의 1.2배로 확대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금리인하로 철강회사가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업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요가 발생한다. 금리인하로 중국경기가 회복될 경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 2개월 동안 철강수요가 계속 줄었으나 금리인하를 통해 이를 해소할 것”이라며 “중국 철강수요가 개선되면서 국내 철강회사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이 경기부양을 하기 위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모두 쓰고 있다”며 “중국경기에 민감한 국내 철강회사에게 분명히 좋은 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와 화학회사도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유가와 화학제품 가격이 뛰어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펼치면서 석유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유가가 더 추락하는 것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두바이산 원유 가격은 21일 기준으로 배럴당 75.90달러까지 하락했다. 2개월 전보다 약 20달러나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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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이 지난 9월25일 충청남도 대산의 윤활기유공장 준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
중국은 세계 최대 합성섬유 생산국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오를 경우 국내기업들도 큰 영향을 받는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금리인하로 가장 긍정적 효과를 볼 분야는 화학과 정유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화학업계 관계자도 “중국정부는 그동안 합성섬유 계열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강하게 규제했다”며 “금리인하와 더불어 규제가 완화될 경우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회사들의 실적도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깜짝 금리인하로 올해보다 더 높은 수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철강과 화학을 비롯해 건설과 전자부품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해도 국내 기업들에게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중국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늦어지거나 환율전쟁이 가속화될 경우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중국이 금리인하가 단기적으로 철강과 화학회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중국이 금리를 낮춘 것은 경기회복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 상승세를 기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