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12-15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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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조합이 다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수주전이 과열됐던 1·2·4주구 재건축사업과 달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조감도.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이 13일 실시한 재건축사업 현장설명회에 모두 10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대우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 한양, 효성, 대방건설, 극동건설 등이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보였다.
조합이 10월에 첫 현장설명회를 실시했을 때 모두 8개 건설사가 모습을 보였는데 더 늘어났다.
시공사 입찰참여 조건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조합은 11월 말에 재건축사업을 담당할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실시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만 유일하게 참여한 탓에 일반경쟁입찰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유찰됐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하는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일반경쟁입찰을 실시할 때 최소 2개 이상의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해야만 입찰이 성사된다.
조합이 입찰 첫 시도에서 건설사들이 다소 부담스러워할만한 조건을 입찰참여자격으로 부여한 탓에 입찰이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조합 내부로부터 나왔다.
조합은 애초 입찰에 참여하려면 입찰보증금으로 모두 500억 원을 내야 한다고 못박았다. 현금으로 250억 원을 내야하고 나머지 250억 원은 이행보증보험증권 등 보증서로 납부할 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각 건설사들이 현금 250억 원 납부를 꺼리면서 오랜 기간 조합원 표심잡기를 해온 현대산업개발만 유일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에 조합은 이사회에서 시공사 선정계획 가운데 입찰참여 조건 변경 안건을 상정해 입찰보증금 500억 원을 모두 이행보증보험증권 등 보증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계획을 변경했다. 대의원회에서 이사회 결정이 통과됐으며 서초구청으로부터도 입찰참여자격 변경 계획이 통과돼 입찰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고 현장설명회 참석 기업 수가 늘어난 점을 놓고 내년 1월29일 마감되는 입찰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 추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욱 우세하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대형건설사의 무게감이 이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각각 2위와 4위에 오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1차 현장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이번 설명회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고급아파트브랜드 ‘디에이치’와 ‘아크로’를 보유하고 있어 서울시 강남권에서 추진되는 재건축사업에 관심을 많이 보였는데 이번 사업에서는 사실상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첫 설명회에 참여했던 두산건설도 이번 현장설명회에는 불참했다.
건설사 3곳이 사업참여 의지를 사실상 접은 대신 10대 건설사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과 SK건설이 사업에 관심을 보였지만 두 건설사 모두 강남권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는 존재감이 약하다.
효성과 대방건설, 극동건설도 이번 현장설명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는데 강남권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사업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참여한 것일 뿐 직접 사업에 뛰어들 의지는 없는 것으로 건설업계는 바라본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사업 불법행위 감시활동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현대산업개발이 오랜 기간 표심잡기에 주력한 사업지라는 배경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겹쳐 건설사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에 위치한 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세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8087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