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가 중국에서 블루홀과 총싸움게임의 주도권을 놓고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로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최근 블루홀이 ‘배틀그라운드’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장르가 겹치는 크로스파이어의 인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스마일게이트, 배틀그라운드 중국 진출 이겨낼까
14일 업계에 따르면 블루홀이 텐센트와 손잡고 배틀그라운드 중국지역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자 스마일게이트의 총싸움게임인 크로스파이어와 중국 내 이용자층이 겹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이용자는 중국인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데 배틀그라운드 역시 글로벌 이용자의 절반가량이 중국인이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크로스파이어와 배틀그라운드는 총싸움게임분야에서 글로벌 매출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벌이게 될 경쟁 결과에 따라 1위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의 대표 총싸움게임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이사회 의장은 2007년 국내 시장에 크로스파이어를 내놓았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자 시장을 바꿔 중국으로 직접 넘어가 6개월 동안 밤샘작업을 하며 중국 현지화를 이끌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과 황금색 위주로 무기를 색칠하고 중국식 의상도 추가했다.
크로스파이어는 이후 중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연간 매출 1조5천억 원, 최대 동시접속자 수 800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인기 덕분에 국내 굴지의 게임회사로 성장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619억 원, 영업이익 3748억 원을 냈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3월 글로벌 온라인게임유통플랫폼인 ‘스팀’에 얼리억세스(사전유료테스트) 형태로 출시된 이후 글로벌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현재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판매량은 2400만 장을 넘어섰고 동시접속자 수는 최대 304만 명에 이른다.
배틀그라운드의 주 이용자 층 역시 중국인이다. 스팀데이터 집계사이트인 스팀스파이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전체 이용자 가운데 절반가량을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블루홀은 최근 텐센트와 배틀그라운드 중국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 최대 게임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블루홀과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버전 공동개발도 발표했다.
◆ 크로스파이어, 배틀로얄 추가하나
스마일게이트가 중국에서 배틀그라운드에 맞서 크로스파이어의 인기를 방어하려면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업계 일부에서 나온다.
배틀그라운드처럼 최대 100명이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배틀로얄 모드가 추가되면 배틀그라운드로 몰리는 수요를 크로스파이어가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스마일게이트의 총싸움게임 '크로스파이어'. |
실제로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나 중국 게임업체들의 총싸움게임 등은 배틀그라운드가 인기를 끌자 최근 배틀로얄 모드를 기존 게임에 추가로 탑재했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텐센트가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크로스파이어의 모바일버전도 최근 배틀로얄 모드가 추가됐다.
내년 4월 태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사이버게임즈(WCG)에서 크로스파이어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 크로스파이어 인기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월드사이버게임즈는 ‘e스포츠의 올림픽’이자 국가대항전이다.
월드사이버게임즈는 2013년이 마지막 대회였는데
권혁빈 의장은 삼성전자로부터 월드사이버게임즈를 인수하고 직접 대표를 맡는 등 월드사이버게임즈 부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리그인 CFPL를 운영하고 있는데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지역 대회는 물론 최상위 국가대항전인 크로스파이어스타즈(CFS)도 6년째 개최하고 있다.
최근 중국 시안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CFS2017는 전 세계 11개국에서 12개 팀이 참여했고 총상금이 105만 달러에 이른다. 중국 대표팀은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사이버게임즈가 개최되면 중국인들이 크로스파이어에 뜨거운 관심을 보일 것이 확실해 보인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크로스파이어 PC버전에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할 계획은 아직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며 “월드사이버게임즈에 크로스파이어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될지 여부도 여전히 미정”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