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7-12-10 15: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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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시장에 데뷔한다. 기관투자자들이 정식으로 비트코인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현지시각 10일(한국시각 11일 오전 8시),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18일 선물거래가 시작된다.
▲ 비트코인 이미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2013년 독일에서 금융상품으로 인정받았고 일본정부로부터 결제수단으로 인정받았지만 세계 주요 파생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는 1BTC를 1계약으로 비트코인거래소인 제미니의 결제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하기로 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는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는 1회 투자한도를 비트코인 5천 개로 제한하고 비트코인의 결제가격 등락폭이 10%를 넘어서면 2분 동안, 등락폭이 20%를 넘어서면 5분 동안 거래를 멈추기로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5BTC를 1계약으로 비트코인 거래소인 지닥스(GDAX), 크라켄(Kraken), 잇빗(itBit), 비츠스탬프(Bitstamp)의 가격을 사용해 결제가격을 산출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제도권에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 찬반논란이 뜨거운데도 비트코인이 정식으로 제도권에 편입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이 크게 변하는 점이 비트코인의 한계로 꼽히는데 선물거래는 이런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비트코인 투자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메룬 윙크레보스 제미니거래소 운영자가 시카고옵션거래소의 선물출시를 앞두고 “비트코인은 앞으로 금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금시장의 시가총액이 6조 달러인 반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3천억 달러 내외라는 고려하면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20배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9일 보도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1500% 이상 급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거품이 껴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이 원활하게 거래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랜트 스펜서 뉴질랜드 중앙은행 총재대행은 최근 뉴질랜드 국영방송 TVNZ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거래에 거품이 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몇 세기에 걸쳐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여러 거품현상을 봤는데 비트코인에도 이런 거품이 껴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나 씨티그룹 등 월가의 일부 대형은행들은 고객들이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거래하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이 은행들은 비트코인 거래의 변동성이 워낙 커 고객들이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참여하는 것을 놓고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