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내년에 감원 한파로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은 내년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원을 최대 3천 명 가량 내보낼 수도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8일 “2018년에도 자구계획안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감원 등 구조조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사내방송을 통해 자구계획안을 설명하면서 2018년까지 전체인력의 30~40%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며 2015년 말 기준 1만4천 명 규모였던 인력을 2018년까지 최대 40%(5600명)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삼성중공업 직원수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만1300여 명 수준으로 줄었다. 1년 반 정도 만에 3천 명 가까운 직원이 삼성중공업을 떠났는데 여기에서 직원 3천 명을 더 내보내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박 사장은 올해 7월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창립 40주년 기념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선업황이 좋아지면 (구조조정 인력을) 좀 줄일 수도 있다”며 감원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신규수주에서 부진할 뿐 아니라 올해와 내년에도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감원 한파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목표로 53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신규수주 5억 원을 따내는 데 그쳤다. 올해는 10월까지 신규수주 65억 달러를 확보해 수주목표 60억 달러를 일찌감치 달성했지만 삼성중공업이 채권단에 내건 수주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삼성중공업은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내며 2016~2018년까지 신규수주 150억 달러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감원규모를 조절하기로 했다. 이런 기준에 비춰보면 삼성중공업은 2년 동안 신규수주 70억 달러를 확보하는 데 그쳐 자구계획안의 수주목표를 50%도 채우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이 2018년까지 4년 연속 적자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대규모 감원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영업손실 1조5천억 원, 지난해 영업손실 1500억 원을 냈는데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영업손실 4900억 원, 내년 영업손실 24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인력효율화 등 구조조정과 비용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고정비 부담이 늘어 올해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며 “2018년에 반영해야 하는 판매관리비 등으로 2018년에도 적자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영업손실 요인으로 인력 구조조정 지연을 지목한 만큼 내년에 최대 3천 명의 직원을 내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