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수주목표 조기 달성
삼성중공업은 2017년 수주목표로 60억 달러를 제시했는데 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이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확보한 신규수주는 65억 달러다.
이는 전년에 비해 약진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한 해 동안 신규수주를 5억 달러 확보하는 데 그쳤다. 2016년 제시한 수주목표 53억 달러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이 2016년 말에 수주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업이 2017년 1분기로 미뤄지면서 2016년 수주실적이 더욱 궁색해졌다.
△일감 바닥 보여 생산직 순환휴직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순환휴직을 시행했다. 11월1일부터 생산직 근로자 480명이 순환휴직에 들어갔다.
휴직기간은 약 2개월로 소속부서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삼성중공업 전체 생산직 근로자의 60%인 3천 명이 2018년 6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휴직한다. 휴직기간 통상임금의 약 80% 수준의 급여를 지급한다.
삼성중공업은 2년 동안 수주절벽으로 수주잔고가 줄어들면서 현장 조업물량이 부족해 순환휴직을 실시했다. 2017년 7월에는 거제조선소 8개 도크 가운데 2개 도크 운영을 중단했다.
△2017년, 노조와 2016년 임단협 보류
삼성중공업 노사는 자구계획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2016년 임금협상을 아직까지 마무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노사는 대형 프로젝트의 건조를 제때 완료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신규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임금협상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조선소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임원들은 임금협상 기간에 교섭에만 매달리기 때문에 생산공정 등을 제대로 챙길 수 없다. 노동자들도 한 주에 한번씩 노동자협의회 설명회에 참석해 협상경과를 듣기 때문에 작업시간도 줄어든다.
임금협상 보류로 회사와 노동자들은 모두 현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유임 문제
박대영이 대표이사 취임 직후부터 삼성중공업은 조선업황이 악화하면서 실적이 나빠졌다. 이때문에 박대영은 입지가 약화됐다는 평가를 계속 받아왔지만 사장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박대영이 사장에 유임되는 것을 놓고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재추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대영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을 한 번 지휘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향후 이 작업을 재추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양시추설비 인도 지연
삼성중공업은 경쟁사보다 해양시추설비인 ‘드릴십’ 건조에 10년 빨리 나서며 이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양시추설비는 깊은 바다에서 석유 등을 채굴하는 설비를 말하는데 고유가일수록 글로벌 시추회사들의 수익성이 좋아지며 시추설비 수요도 늘어난다.
하지만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가 40달러대로 떨어지며 저유가시대에 접어들자 삼성중공업은 해양시추설비를 인도하는 데 애를 먹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10월 미국 퍼시픽드릴링으로부터 드릴십 1척의 건조계약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퍼시픽드릴링은 삼성중공업이 납기일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건조계약을 해지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삼성중공업은 이를 놓고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이 문제를 런던 해사중재협회에 중재를 요청해 2018년 2월 이 문제를 놓고 중재심리를 받는다.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해양시추기업 시드릴로부터 해양시추설비를 수주했는데 이 설비의 인도시점도 지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들로부터 계약금액의 일부만 선수금으로 받고 나머지 건조대금은 선박을 인도한 뒤에 수령하는 헤비테일방식으로 시추설비를 주문받았다. 이 때문에 인도시점이 지연될수록 대규모 건조대금을 받는 시기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삼성중공업에 해양시추설비를 주문한 시드릴과 퍼시픽드릴링은 2017년 하반기 미국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해 채무재조정 등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이 파산하지 않은 만큼 삼성중공업이 시드릴과 퍼시픽드릴링으로부터 건조대금을 떼일 가능성은 낮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채권단에 자구계획안 제출
삼성중공업은 2016년 5월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채권단에 구조조정 계획서를 제출한 것은 1999년 삼성자동차 이후 17년 만이다.
삼성중공업은 자구안에 인력 구조조정과 순차적 도크폐쇄, 비핵심자산 매각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삼성그룹 차원에서의 지원방안이 빠졌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1차 자구안에 현실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보완할 것을 요구했으나 6월 초에 최종 승인한 자구안에도 삼성그룹의 지원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삼성호텔과 판교연구개발센터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인력감원과 설비감축 등이 포함된 1조5천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확정했다. 이 자구안은 2018년까지 실행된다.
이와 함께 2016년 11월에 1조1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당장 증자를 해야할 만큼 재무상황이 나쁘지는 않지만 불확실한 경영여건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삼성중공업은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선박건조와 관련한 자재를 구매하기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8월 말에 1조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관련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의 실행 상황에 따라 2017년부터 무급휴가를 실시할 수도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 반발
박대영은 2016년 6월 중순에 사내방송을 통해 2018년까지 전체 임직원의 30~40%를 줄이고 본인도 경영을 정상화할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그리고 2016년 1500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2016년 상반기에 희망퇴직으로 1400명을 내보냈고 수주 부진이 계속될 경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하기로 한 점이 채용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강제 희망퇴직은 희망퇴직을 빙자한 구조조정”이라며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을 강행한다면 법적 책임은 물론이고 그에 따른 물리적 충돌도 사측이 져야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동자협의회는 사무실 앞에 있던 현판을 떼 박대영에게 전달하기도 했는데 박대영은 이를 받아들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노동자협의회는 6월 말에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91.9%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대규모 인력감원에 따른 고용불안이 높은 찬성률로 나타났다.
노동자협의회는 회사가 자구계획안 추진을 철회하지 않자 2016년 7월 초에 준법투쟁을 통해 해양플랜트 공정을 늦추기로 했다. 정시출근과 정시퇴근, 특근과 잔업을 거부할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작업능률을 떨어뜨리는 방식인 ‘태업’을 검토하기도 했다. 수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삼성중공업에게 독이 된 성장동력, 해양플랜트
박대영은 기존 주력사업인 상선부문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해양플랜트에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수주는 삼성중공업의 2014년과 2015년, 2016년 실적에 독으로 작용했다.
해양플랜트는 계약규모가 한 기당 수십억 달러에 이르러 조선사가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면 수주곳간을 빠르게 채울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양플랜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사가 줄어드는 매출을 성장세로 되돌릴 수 있는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비중이 전체 수주에서 2008년 32% 정도에서 2012년 88%까지 뛰어 올랐다.
하지만 기초설계능력을 보유하지 못한 데다 건조경험도 충분히 쌓지 않은 채 해양플랜트사업을 확장한 결과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은 실적에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매출이 직전 해보다 80% 줄었을 뿐 아니라 2015년, 2016년에도 대규모 영업적자를 봤는데 해양플랜트사업에서 발생한 부실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해양플랜트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타격을 줄이기 위해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혔지만 2015년 상반기에만 1조 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봐 박대영의 관리능력을 놓고 시장의 의구심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저유가기조가 이어지자 글로벌 에너지회사들은 기존에 발주하려고 계획을 세워뒀던 해양플랜트사업을 접거나 미루면서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는 데 애를 먹었다.
△2014년, 조선3사 가운데 수주 가장 부진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 가운데 2014년에 가장 부진한 수주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신규수주 72억 달러를 확보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그 해 수주목표인 15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2014년 신규수주 규모의 반토막 정도다.
이를 놓고 증권업계는 삼성중공업이 선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신규수주에서 밀린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품질사고가 36건, 드릴십 인도지연이 9건 발생했는데 이 때문에 선주들의 신뢰도에 금이 갔을 수 있다는 말이다. 박대영은 당시 “납기준수와 완벽품질 등 높은 평가를 하던 선주들이 우리 실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며 “이미 계약한 공사도 일정을 연기하거나 계약을 취소하자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9월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비율은 1:2.36으로 정했는데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들에게 교부한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두 회사의 합병을 2014년 12월1일까지 마무리하려고 했다. 두 회사를 합쳐 해양플랜트 등 플랜트부문에서 시너지를 겨냥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결국 무산됐다.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둘다 해양플랜트 등 해양부문에서 기본설계 능력이 없는 데다 두 회사의 공통분모가 적고 오히려 재무건전성만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주요주주인 국민연금도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놓고 임시주주총회에서 기권한 점도 합병무산의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이 두 회사의 합병에 사실상 반대의견을 내면서 향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합병에 반대하거나 기권한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기업은 미리 약속해뒀던 가격에 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한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다른 주주들까지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이 규모가 합병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해 합병계약이 해지됐다.
합병이 무산되면서 박대영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2014년 12월 이뤄진 2015년도 삼성그룹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는데 이를 놓고 향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재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박대영은 2015년 3월 삼성중공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박대영은 2012년 말 진행된 2013년도 삼성그룹 인사에서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부문을 키운 공로를 인정받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당시 삼성그룹은 “조선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끊임없는 공법혁신을 통해 조선소를 해양설비와 특수선박 등 고부가제품 중심의 생산체제로 변모시켜왔다”며 “삼성중공업의 지속적인 체질개선과 사업구조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대영은 삼성그룹 본사근무를 마치고 1997년 삼성중공업에 해양플랜트 생산운영실장 이사, 해양영업팀장 상무로 복귀한 이후로 해양플랜트에 전념했다.
당시 해양플랜트 사업부는 삼성중공업에서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는 부서였지만 이후 해양플랜트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평가받으며 삼성중공업의 주력부서가 됐다는 것이다. 박대영이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면서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중심으로 체질를 바꾸려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박대영의 대표이사 사장 승진을 놓고 그동안 삼성전자 출신 임원이 다른 계열사 사장으로 가던 관행을 깼다는 평가도 나왔다.
|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2016년 6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2차 한-노르웨이 경제협력위원회'에서 노르웨이 측 인사인 스톨레 노르달 스타토일 부사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