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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하이트진로 17도 소주경쟁 불지피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11-17 16: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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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전쟁이 그동안 무풍지대였던 17도로 확대된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소주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참이슬의 도수를 17.8도로 낮춘다. 롯데주류도 17도대 소주를 내놓아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17도 소주경쟁 불지피나  
▲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소주 도수가 차츰 낮아지고 있다. 도수하락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소주 소비량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소주 제조회사들의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주 도수가 낮아질수록 매출이 늘어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하이트진로는 17일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8.5도에서 17.8도로 낮춘 새 제품을 25일부터 출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2월 도수를 19도에서 18.5도로 낮춘 지 1년도 안 돼 다시 도수를 내린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건강을 생각하는 애주가 여성층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순하고 깨끗한 소주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어 최적의 알코올 도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1998년 참이슬의 도수를 25도에서 23도로 낮춰 처음 판매했다. 이후 2001년 22도, 2004년 21도로 도수를 내렸고 2006년 20.1도의 참이슬 클래식과 19.8도의 참이슬로 제품을 분리했다.

그뒤 참이슬 클래식은 20.1도의 도수를 유지하고 있으나 참이슬은 꾸준히 도수를 낮춰왔다. 이번 리뉴얼까지 8년 동안 도수가 2도 낮아졌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도 17도 소주를 시장에 출시할 채비를 갖췄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국세청에 주류제조방법 변경신고를 했다. 국세청 허가가 나오면 제품생산이 가능하다.

롯데주류가 준비하는 제품은 17.5도 소주로 알려졌다. 롯데주류는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내부 논의를 거쳐 제품생산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17도 이하 소주시장은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하는 무학의 좋은데이가 장악하고 있다. 16.9도의 좋은데이는 17도 이하 시장 점유율이 95%에 이른다.

좋은데이의 선전으로 무학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진로에 이어 전체 소주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까지 본격적으로 17도 소주를 내놓으면 시장재편이 불가피하다.

한국주류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증류주 소비량은 2007년 6.71리터에서 2012년 6.07리터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소주 제조사로서 줄어드는 시장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저도수 소주로 시장을 넓혀가려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소주 도수가 낮아지면 더 많이 팔린다는 것이 정설이다. 박선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면 잘 취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며 “여성 음주가 늘어나고 웰빙 트렌드가 인기를 끌어 저도수 소주 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주 도수를 낮추면 원료인 주정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원가도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도수가 1도 낮아지면 병당 10원의 원가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은 늘고 원가는 줄어들기 때문에 제조사가 저도수 전략을 취하는 건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소주 도수를 무한정 낮출 수 없다. 낮은 도수로 소주 맛을 느낄 수 없게 되면 소비자가 외면하기 때문이다. 2010년 하이트진로가 15.5도 소주 즐겨찾기를 내놓았지만 실패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이 소주 도수의 하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은 16도다. 소주 고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 도수를 낮출 수 있는 한계인 셈이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수가 낮아지면 청주나 과실주 등 다른 주류와 차이가 없어진다”며 “맛과 특성을 고려하면 최저선은 16도”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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