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이 항공과 건설, 운수를 중심으로 그룹을 재건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경영방침을 발표하면서 건설계열사인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에 시선이 모인다.
금호산업은 2005년만 해도 시공능력평가 9위에 올라 비교적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건설사로 평가받았다. 특히 인천공항과 무안공항, 양양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건설 등에 참여해 공항공사부문에서는 국내 최고의 건설사로 손꼽혔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실패로 금호산업은 2009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다가 2015년에서야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수 있었다. 워크아웃 절차를 오랜 기간 밟은 탓에 금호산업 시공능력평가는 2014년 20위까지 추락했다.
박 회장이 다시 금호산업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난해부터 금호산업 경영을 이끌고 있는 서재환 사장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은 2012년부터 4년 넘게 그룹 전략경영실장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7월부터 금호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룹 대표적 ‘재무통’으로 꼽히는 데다 박 회장의 최측근으로서 금호산업 경영정상화를 이끌 적임자로 뽑혔다.
수주성과와 실적만 놓고 보면 서 사장은 금호산업의 체질을 바꿔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
금호산업은 올해 초 기업설명회를 통해 공공부문에서 발주돼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토목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금호산업은 1~3분기에 국내에서 9건의 토목공사 계약을 따내 3천억 원의 일감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토목공사부문의 계약금액이 1600억 원가량 늘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발주하는 관급 주택공사에서도 2천억 원을 수주했다.
신탁기업들로부터 일감을 받는 민간주택사업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1~3분기에 민간주택사업에서 5150억 원을 수주했다.
금호산업은 1~3분기에 매출 8650억 원, 영업이익 263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5% 줄었으나 비슷한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금호산업은 공공부문사업이 과거 최저가낙찰제에서 지난해 종합심사낙찰제도로 바뀐 만큼 공공부문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최저가낙찰제가 시행될 때는 사업을 모두 진행해도 이익이 거의 남지 않았지만 종합심사낙찰제도가 도입된 지난해 이후부터는 5~10%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따라 건설업황이 앞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서 사장이 앞으로도 이런 경영성과를 계속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미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20% 줄어든 17조7159억 원으로 정했다. 공공부문 발주는 내년부터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시장조사기관 브랜드스탁의 9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파트브랜드 ‘어울림’은 시장에서 브랜드선호도 23위에 머물러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5위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금호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물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원자력발전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자체가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상황이라 일감확보에 큰 기여는 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