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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전기차,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사업도 '진퇴양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1-29 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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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공급가격이 지금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전기차시장의 개화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업체는 전기차 배터리 흑자전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데도 기여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전기차 배터리 실적개선이 늦어지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삼성SDI와 LG화학이 생산투자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최대 약점

블룸버그는 29일 “배터리 가격부담이 전기차시장 확대를 방해하는 걸림돌로 자리잡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적어도 지금보다 절반 이상 떨어져야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바라봤다.
 
갈 길 먼 전기차,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사업도 '진퇴양난'
▲ 독일 BMW의 'i3'에 탑재되는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블룸버그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0년 1Kwh(킬로와트시)당 1천 달러를 넘던 전기차 배터리 평균가격은 지난해 30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고 내년에는 200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앞설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배터리 가격이 Kwh당 100달러 수준까지 떨어져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2026년 정도가 돼야 현실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은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 등 전 세계 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포함한 친환경정책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의 자체적 경쟁력 확보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최대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이미 보조금 폐지방안도 논의되고 있어 전기차의 가격부담이 더 커지며 소비자들에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조사기관 BNEF 보고서를 인용해 2025년 전기차 판매비중은 전체 자동차의 8%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전 세계 정부의 소극적 지원정책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글로벌시장에 출시되는 전기차 평균 생산가격의 절반 정도는 온전히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도 가격부담이 커질 경우 전기차 라인업 출시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토요타와 BMW, 테슬라 등 완성차기업들이 자체 전기차배터리 개발에 나서며 외부 공급업체에 의존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전기차배터리의 높은 가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BNEF는 “전기차배터리 공급가격이 낮아지려면 규모의 경제효과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 CATL 등 업체가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 삼성SDI와 LG화학, 대중화에 앞장서야

삼성SDI와 LG화학 등 한국 배터리업체가 이런 시장변화에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현지 완성차기업을 통해 안정적 고객사기반을 확보하고 있지만 삼성SDI와 LG화학은 사업확대를 위해 고객사를 꾸준히 늘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성장이 늦어질수록 배터리 공급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전기차시장 개화를 앞당기는 노력에 적극 동참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 

이를 위해 시장조사기관의 분석대로 전기차배터리 공급가격을 낮추는 것이 최우선과제로 꼽힌다.
 
갈 길 먼 전기차,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사업도 '진퇴양난'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가격을 낮추려면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완성차업체에 가격을 내려 공급하거나 생산규모를 늘리는 것 외에 뚜렷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에서 아직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려운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전략을 쓸 경우 흑자전환이 더 미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공격적 변화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전기차의 시장성장이 늦어져 사업을 확대하기 더 어려워질 공산이 큰 만큼 삼성SDI와 LG화학이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 셈이다.

증권사 UBS는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파나소닉과 LG화학, 삼성SDI 3개 업체의 강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중국기업들은 대부분 내수시장 대응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경쟁력을 인정받더라도 전기차시장 자체의 ‘파이’가 커지지 않는다면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배터리 공급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국내 배터리 관련행사에서 “전기차 시장확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경쟁력”이라며 “가격인하를 위한 기술개발과 투자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내년 하반기 가동을 계획했던 헝가리 전기차배터리공장의 가동일정을 내년 2분기로 앞당기는 등 생산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가 생산라인 증설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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