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유골발견 은폐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사건을 사과했다.
그러나 김 장관이 보고를 받고도 가족들에게 유골 발견 사실이 전해지지 않아 김 장관의 책임론이 떠오른다.
김 장관은 23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월호 유골발견 은폐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20일 유골 발견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즉시 알리라는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김현태 전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 부단장을 보직해임했다”며 “나도 퇴진 등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보고를 받고 즉시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나중에 알려야겠다는 판단에 동의한 것은 아니고 절차대로 보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즉시 선체조사위원회에 보고하고 가족들에게도 통보하라고 지시한 후 기다렸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세월호 수습을 주관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및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수습자 수습은 유족들만의 바람이 아니라 온 국민의 염원인 만큼 지금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은폐를 지시한 관련자를 빨리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앞으로 한 치의 의혹도 없이 모든 사실을 밝혀 책임져야 할 사람이 반드시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전체 수습과정을 돌아보고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겠다”며 “현장에서 벌어지는 어떤 상황도 자의적으로나 비밀스럽게 처리하지 않고 비슷한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7일 11시30분경 세월호 안 객실구역 수습품을 세척하다가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뼈 한 점을 발견했다.
21일에 선체조사위원회와 먼저 수습된 피해자 유가족에게 통보했으며 22일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을 요청하면서 미수습자 가족에게도 알렸다.
해수부 감사관실이 관련자들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현태 전 부단장은 17일 13시30분경 현장수습반장 해수부 김철홍 과장으로부터 유해발굴사실을 보고받고 공개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김 전 부단장은 발견된 뼈가 이미 수습된 사람의 것이라는 예단을 내렸다. 그는 뼈 발견 다음날 있을 미수습자의 장례식에 혼선을 주고 싶지 않아 사실공개를 미뤘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이철조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장과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재형 해수부 감사관은 “구체적 법률위반과 고의성 여부는 추가적 조사가 필요하다”며 “최종 조사가 마무리되는 즉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