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글로벌은 1954년 7월 설립된 종합상사인데 철강, 시멘트, 에너지,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고정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다.
GS글로벌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42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70.3% 늘었는데 2016년 한해 동안 낸 영업이익보다 많다.
GS글로벌이 올해 3분기까지 거둔 누적 영업이익은 역대 연간 영업이익 가운데 최대규모다.
자회사 GS엔텍이 GS글로벌의 발목을 잡지 않아 GS글로벌이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GS엔텍은 2010년 GS글로벌에 인수됐는데 정유, 가스 등 석유화학산업과 관련된 설비를 제작하고 납품하는 화공장치(CPE)제작회사다. GS글로벌이 GS엔텍 지분 66.46%를 보유하고 있어 GS엔텍의 실적은 GS글로벌의 연결실적으로 반영된다.
GS엔텍은 오랫동안 실적부진에 빠져있어 GS글로벌의 골칫거리로 여겨졌다.
GS엔텍은 업황이 나빴던 2013년과 2015년에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48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2015년 부채비율도 909%에 이르렀다.
허세홍 대표는 올해 3월 GS글로벌 대표에 올랐는데 최대 과제는 GS엔텍 지원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꼽혔다.
GS엔텍은 재무상황이 나빠 올해까지 상장되지 못할 경우 원금의 6~7.5%의 이자를 더해 GS글로벌이 되사야 한다는 조건으로 2011년, 2013년에 걸쳐 상환우선주를 1천억 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 때문에 허 대표의 경영 첫해 성패가 GS엔텍의 상장에 달려 있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도 GS엔텍의 상장이 물 건너 가면서 GS글로벌은 상환우선주를 되사느라 1200억 원 가까이 자금을 쏟아부었다.
GS글로벌은 GS엔텍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느라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2200억 원 정도를 썼다.
허 대표는 GS그룹 오너 4세 중 맏형으로 가장 먼저 대표이사로 경영을 시작해 올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허 대표의 입장에서 GS엔텍 상장을 올해 추진하지 못한 점은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다.
허 대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데 1969년 태어나 올해로 49세다.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여수공장 등 국내외 현장에서 10년 가까이 경험을 쌓았으며 GS칼텍스 석유화학사업본부 본부장, 석유화학·윤환율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낸 뒤 GS글로벌로 이동해 대표이사를 맡았다.
GS글로벌과 GS엔텍이 올해부터 실적성장세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허 대표의 어깨도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GS엔텍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71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영업이익이 140% 가까이 늘었다. 3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100%대로 떨어졌다. 2년 전과 비교하면 700%포인트가량 개선된 것이다.
GS엔텍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플랜트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다”며 “하지만 브라질, 러시아, 인도와 중동 산유국들이 최근 초대형 신규 플랜트설비와 고도화설비를 발주하면서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