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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탁기에 높은 관세 부과받아도 삼성전자와 LG전자 타격은 미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1-22 13: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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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세탁기에 높은 관세를 부과받더라도 실적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판매량 기준으로 관세를 매기는 것을 검토중인 만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트럼프 정부가 이 방안을 승인할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세탁기에 높은 관세 부과받아도 삼성전자와 LG전자 타격은 미미
▲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AP통신은 22일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에 다수의 미국 법조인들이 우려를 내놓고 있다”며 “미국 내수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변호사들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삼성전자가 신설중인 미국 가전공장에 투자를 축소하는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문을 국제무역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미국법인도 “세탁기 관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새 공장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삼성전자의 노력과 소비자 선택권을 모두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LG전자도 관세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신공장의 정상적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주요목표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공장 투자계획을 앞세워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21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모두 120만 대 이상의 세탁기를 판매할 경우 초과물량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권고조치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개월 안에 이런 조치를 승인할 경우 관세부과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번 조치가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공장 건설이 예정된 주정부의 반발이 거센 데다 여론도 한국업체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스트리뷴에 따르면 삼성전자 가전공장이 건설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의회는 트럼프가 무역위원회의 제재조치를 승인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항의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의 새 가전공장이 들어서는 테네시주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사설에서 “국제무역위원회의 관세부과 결정은 공정한 경쟁과 기업의 발전을 방해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올바른 결정을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불안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주 정부의 이런 요구와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경제 전반에 미치는 상징적, 실질적 영향이 매우 큰 점도 미국과 한국과 무역관계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최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으로 실제 관세부과가 결정되더라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판매량 확대보다 프리미엄 세탁기를 통한 수익성 확보전략을 앞세우고 있어 고가모델의 판매비중을 늘리면 관세의 영향권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세탁기에 높은 관세 부과받아도 삼성전자와 LG전자 타격은 미미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건설중인 삼성전자 가전제품 공장.

국제무역위의 중재기간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무관세 세탁기 판매량 한도를 연간 145만 대로 해달라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국제무역위가 결정한 120만 대와 큰 차이가 없어 충분히 대책이 마련돼있을 가능성도 높다.

또 현재 건설되고 있는 미국 세탁기공장의 가동을 앞당겨 현지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제무역위의 보호무역조치가 가동될 가능성에 대응해 미국공장 가동을 앞당기는 등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국제무역위원회에 내놓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관세부과 요청은 미국 무역법 201조를 기반으로 하는데 2002년 이후 실제로 적용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관세부과 결정은 사실상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방향을 점칠 수 있는 첫 시험대로 의미가 더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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