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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촨즈 레전드홀딩스 회장(좌)과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중국의 IT기업 레노버는 PC시장 세계 1위다. 3분기에 PC와 태블릿PC을 합친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올랐다.
레노버는 올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스마트폰시장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레노버는 1984년 11명의 중국과학원 출신들이 만든 작은 기업으로 출발했다. 불과 30년 만에 PC시장과 스마트폰시장을 석권하려고 한다.
지금의 레노버를 만든 주역은 두 명이다. 창업자 류촨즈 레전드홀딩스 회장과 젊은피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오늘의 레노버를 만든 쌍두마차다.
레노버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 레노버에 뿌리내린 사람 중심의 류촨즈 경영 스타일
류촨즈(70) 회장은 어느 자리에서든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인재를 다루는 것”이라며 “인재는 가장 높은 이윤을 주는 상품이며 인재를 잘 다루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라고 말한다.
그래서 능력있는 인재다 싶으면 파격적 인사스타일을 보여준다. 철저히 성과와 능력중심으로 인사를 시행하는데 현재 레노버를 이끄는 양위안칭 회장의 발탁이 대표적 사례다.
류촨즈 회장은 양위안칭 회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29세에 컴퓨터사업부 사장으로 발탁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1년 사장, 2005년 회장으로 초고속 승진시켰다.
그는 “회사의 핵심관리층을 양성해 그들을 회사의 주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뿐 아니라 그는 1989년 중국 최초로 스톡옵션제를 도입하고 1993년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했다.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일할 동기를 부여해야 회사가 발전한다고 본 것이다.
그는 노력에 따라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레노버에 인재를 확보하는 길을 넓혔다.
류촨즈 회장의 인재양성론은 엔진문화라고도 불린다.
회사의 간부들이 큰 엔진이라면 직원들 하나하나는 작은 엔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엔진에 따라 움직이는 기어가 아니라 스스로가 엔진이 돼 스스로 더 잘 일할 수 있도록 고민하게 해야 한다는 게 류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기업의 인재를 이끄는 리더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그는 “기업의 리더는 기업의 위기상황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기업을 지킬 수 있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며 “리더는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자신이 이끌어갈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리더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류촨즈 회장은 3가지 타입의 인재를 중용해야 한다고 본다.
첫 번째는 혼자서도 일을 잘하는 사람, 두 번째는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 세 번째는 상황판단이 빠르고 전략수립이 가능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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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촨즈 레전드 홀딩스 회장 |
◆ 류촨즈가 말하는 차별화된 사고와 핵심전략 수립
류촨즈 회장은 핵심전략을 수립하고 시스템적으로 일을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
그는 “성공을 위해서 중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로 업무를 나누어야 하며 의사결정은 충분한 생각과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군사학교를 졸업한 경험을 바탕으로 총공격 감행 전에 모든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단계별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것처럼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이다.
류촨즈 회장의 핵심전략 수립은 나무물통 이론과 손가락이론으로 요약된다.
나무물통 이론이란 여러 개의 나무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들어진 나무물통에서 가장 약한 조각이 있는 부분에서 물이 새는 것처럼 기업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가락 이론이란 다섯 손가락 가운데 가장 긴 가운데손가락이 가장 먼저 남을 찌를 수 있는 것처럼 남보다 뛰어난 핵심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류촨즈 회장은 “기업의 가장 약한 부분을 보완한 다음 핵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 레노버 창업자 류촨즈는 누구인가
류촨즈 회장은 지금의 레노버를 세우고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중국에서 IT업계의 대부로 불린다.
그는 1944년 장쑤성에서 태어나 중국인민해방군군사통신공정학원(지금의 시안전자과학기술대학)에서 레이더 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군사학교 경험이 뒤에 레노버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그는 40세 나이인 1984년 레노버를 창업했다. 그는 “답답해 못 견딜것 같아서” 창업했다.
그는 “우리 나이 사람들은 대학졸업 시기에 문화혁명을 겪었다”며 “의욕은 충만했지만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랐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할 수가 없어 속만 끓였다”고 말했다.
류촨즈 회장은 창업 전에 중국과학원 컴퓨터기술연구소에서 13년 동안 연구를 했다. 그런데 연구결과로 만들어진 제품이 해외에서 수입된 제품과 비교했을 때 기술격차가 나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1980년대 초 중국의 실리콘벨리라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 일대에 IT업체들이 잇따라 생겨났다. 류 회장의 연구소에서도 사내벤처 설립을 추진했다.
류촨즈 회장은 10명의 동료연구원들과 함께 레노버의 모태가 되는 컴퓨터기술연구소 신기술개발공사를 설립했다.
그는 사기도 당하고 실패도 경험하다 1987년 IBM과 중국판매상 계약을 체결하면서 성공가도에 접어들었다. 1990년 독자적 브랜드의 PC를 내놓아 대성공을 거뒀다.
그는 사업이 안정궤도에 접어들자 2001년 평소 후계자로 지목해놓았던 양위안칭을 CEO에 임명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금융위기로 레노버가 적자위기를 맞게 되자 경영에 잠시 복귀했다가 2011년 다시 레노버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는 2001년부터 레노버 지주회사인 레전드홀딩스의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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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
◆ 레노버의 젊은피 양위안칭
양위안칭(50) 레노버 회장은 1964년 안후이성 허페이시에서 태어나 1986년 상해교통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1989년 중국과학기술대학에서 컴퓨터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레노버의 전신인 롄샹그룹에 입사했다.
양위안칭 회장이 1991년 레노버의 컴퓨터 지원설계(CAD)부문 팀장을 맡고나서 이 부문의 판매가 매년 2배 가량 늘어났다. 양 회장은 류촨즈 회장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 5년 만에 컴퓨터사업부 사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컴퓨터사업부를 맡은 그해 레노버의 컴퓨터 판매량을 중국시장 3위에 올려놓으면서 판매의 귀재라고 불렸다.
그는 고속승진을 거듭해 2001년 37세의 나이에 레노버의 CEO가 됐고 2005년부터 레노버의 회장에 올랐다.
IBM의 PC사업부 인수도 양 회장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버는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한 뒤 PC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고 마침내 지난해부터 부동의 1위 업체였던 HP를 밀어내고 세계 PC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양 회장은 이런 성공에 힘입어 최근 중국 상장기업 CEO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인물이 되기도 했다.
양 회장은 PC사업에서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PC 시장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올해 초 모토로라를 사들이는 등 스마트폰 사업부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 양위안칭이 만들어가고 있는 레노버
양위안칭이라는 젊은피가 레노버를 이끌어가기 시작하면서 레노버의 조직문화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양 회장은 중국사회 특유의 경직된 계급문화로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했다. 양 회장은 글로벌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평적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직원들끼리 이름을 부르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부터 출발해 경직된 기업문화를 하나둘씩 바꿔나갔다. 본사가 미국에 있는 레노버는 중국인 직원들과 미국인 직원들의 문화적 차이를 줄이기 위해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하게 하는 비교문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양 회장은 도전과 혁신을 강조한다.
그는 “과거 레노버에서 목표한 것을 반드시 해낸다는 정신이 강조됐지만 이제 앞서 나간다는 시장 선도적 경영정신이 강조돼야 한다”며 “직원들에게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과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위안칭 회장은 2012년 보너스로 받은 300만 달러를 20개국 1만 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파격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가장 수혜를 받은 직원들은 별다른 보너스를 받지 못했던 시간제 직원이었다. 중국의 직원들에게 개인당 지급된 325달러는 이들의 한 달 월급과 맞먹었다.
양위안칭 회장은 지난해에도 보너스 325만 달러를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