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7일 오후 한국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만찬에 참석한 뒤 곧장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 국내 공식행사에서 현대차를 대표해 얼굴을 비추는 데 더해 빽빽한 해외출장 일정도 소화하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글로벌 운영조직을 개편하면서 권역별 자율경영 제도를 도입기로 한 점도 정 부회장의 활발한 글로벌 경영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이 해외출장에서 현지시장을 점검하고 관계자들과 소통한 결과물이 권역별 자율경영 제도라는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까지 미국과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 왕성한 경영행보를 펼쳤지만 올해는 해외출장은 물론 국내 공식행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이 현대차 경영전반을 챙기는 등 건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의도적으로 정중동 움직임으로 정 부회장의 운신폭을 넓혀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중국, 미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 놓이면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현대차의 해외사업을 이끄는 중책을 맡아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가 해외사업에서 정상궤도에 다시 오르게 되면 정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질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정 부회장은 1월 CES 2017 방문차 미국 라스베이거스 출장을 시작으로 추석연휴가 있었던 10월을 제외하고 매달 한 차례 이상 해외출장을 떠났다. 중국, 미국, 유럽 등 기존의 주요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도 챙겼다.
국내에서는 9월 제네시스 G70 출시를 기념한 콘서트 무대에 직접 올라 1만여 명의 고객들과 소통했으며 7월 호프미팅, 10월 한국시리즈 1차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만찬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는 등 대외 보폭을 넓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