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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왼쪽)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마감일을 앞두고 주가를 끌어올려 주식매입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삼성중공업은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개발한 자동화 장비들을 삼성엔지니어링의 육상플랜트 현장에 투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소의 생산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온 자동화공장 로봇이 육상플랜트 현장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가 개발한 5종의 자동화 장비를 삼성엔지니어링에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자동화 장비가 삼성엔지니어링의 육상플랜트 분야에서도 무리없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3월까지 시운전을 거쳐 자동화장비 5종을 사우디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조치를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가 이렇게 합병 시너지를 열심히 강조하는 까닭은 두 회사의 주가를 올려 투자자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줄이기 위해서다.
11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각각 2만6600 원, 6만2000 원이다. 이를 두 회사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98%, 95% 수준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각각 2만7003 원, 6만5439 원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17일까지 합병에 반대의사를 표시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청구권 접수를 받는다.
관심의 대상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각각 5.91%, 6.59%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합병에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고 주주총회에서 기권의사를 밝혔다. 국민연금은 17일 주가를 놓고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세워놓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이 보유하고 물량(5% 이상)은 삼성중공업 10.05%, 삼성엔지니어링 16.23%에 이른다. 만약 이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하면 그 금액만 6269억 원, 4261억 원에 이른다. 그렇게 되면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지급해야 하는 매수대금이 각각 9500억 원, 410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합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의결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9일 2886억 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2억6700만 원을 들여 지난 22일 자사주 4600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모두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권 행사가 다가오면서 주가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중공업이 내년에도 실적개선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글로벌 사업경쟁력 약화, 해양플랜트 저가수주 등이 실적개선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