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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이 예정된 대로 12월 초 고위임원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어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승진자 규모, 예년보다 줄어들 듯
삼성그룹이 올해 계열사 사장단 정기인사를 다음달 첫째주 초반에 하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주요 임원 인사는 같은 주 중후반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그룹이 일정을 앞당겨 이달 말에 정기인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보통 내년도 사업계획을 11월 중에 마련하는데 12월 인사가 끝나면 이를 다시 수정하는 일이 되풀이돼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그러나 내부논의 끝에 예년처럼 12월에 인사를 실시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인사일정을 앞당길만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 월요일에 사장단, 목요일에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2012년의 경우 12월5일과 7일 각각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는 임원의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저조할 것으로 점쳐지는데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삼성식 인사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은 2011년 501명이라는 역대 최대 승진인사를 실시한 이후 2012년 485명, 지난해 475명으로 승진자 규모를 줄였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2분기와 3분기 모두 부진했던 만큼 승진인사는 거의 없고 대신 문책성 인사가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폰사업이 좋은 실적을 냈던 2012년의 경우 무선사업부의 승진자 규모는 그룹 전체 승진자의 2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연구개발 인력과 영업 및 마케팅, 제조 및 기술 사업부 등 현장인력들에 대한 승진인사가 실시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장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한 인사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계는 삼성그룹의 여성인재 중용 기조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5명의 여성 임원을 승진시켰다.
사장단 인사는 최근 3년 동안 추세와 비슷하게 올해도 16~17명 정도로 추정된다. 다만 제일모직과 삼성SDI,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일부 계열사간 합병이나 사업 재조정이 있었기 때문에 대표이사 단일화 등이 점쳐지기도 한다.
◆ 이재용 회장 승진은 다음 기회에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다.
이 부회장은 2007년 삼성전자 전무에 오른 뒤 빠르게 승진해 왔다. 2010년 삼성전자 사장, 2012년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회장이 승진 2년 만인 올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을 것이란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해외 정재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러한 관측은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뜻을 밝히면서 회장 승진이 뒤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실적악화로 임원감축이 예상되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장은 2009년 호텔신라 상무에서 전무로, 1년 뒤인 2010년 12월 정기인사에서 호텔신라 사장 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는 2009년부터 매년 두 명씩 배출되던 부회장 승진자가 지난해에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데 주목한다. 올해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 경우 그 중 한 명이 이부진 사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그대로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