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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의전당은 지난해부터 대학 오케스트라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9개 대학 오케스트라가 참여했다. <예술의전당 웹사이트> |
우리나라의 클래식 팬들이 늘 기다리는 오케스트라 축제가 있다. 바로 매년 4월에 열리는 프로 교향악단들의 교향악축제다. 봄에 교향악축제가 있다면 가을에 대학 오케스트라 축제가 있다.
원래 예술의 전당에서 대학 오페라 페스티벌을 주로 했었다. 그런데 그 규모나 비용 등 많은 면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다수의 대학이 참가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이런 면에서 작년부터 대학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이 예술의 전당 주관으로 열리기 시작한 것은 매우 신선하다. 또 감사한 일이다.
올해 11월 1일부터 9일까지 9개 학교가 공연에 나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민대학교, 단국대학교, 가천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한양대학교,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경희대학교가 그 주인공들이다.
필자는 이 공연들 중 몇 개의 공연들을 일부러 참석하여 관람했다. 어느 학교 오케스트라가 잘했다 못했다 는 식의 평가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별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축제, 그것도 아직 프로 연주자가 아닌 대학생들이 공연하는 축제이지 않은가.
이 페스티벌에 대해 일반 클래식 청중들은 교향악축제 못지않은 기대감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 오케스트라들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향악계를 이끌고 있는 중견 지휘자들이 대부분 참가 학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기 때문에 청중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지휘자가 조련한 대학의 오케스트라가 어느 정도의 연주력을 보여주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이벤트다.
또 협연자들도 각 학교의 교수들로 선정해 자신들의 제자들과 함께 연주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비교적 젊은 스타 연주자들에 익숙해 있는 국내 청중들에게 연주활동이 덜한 교수들의 무대는 약간 낯설기도 하다.
여기서 누리꾼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스승의 연주에 제자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려 노력하는 그 모습은 그냥 아름답기만 했다. 그들은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무대를 즐겼다.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아무래도 큰 무대 경험이 별로 없는 학생들이다 보니 무대 위에서 약간 어수선한 부분들도 눈에 띄었다. 남들 다 일어섰는데 혼자 일어서지 않고 있는 악장(콘서트마스터)도 있고, 친구들의 환호에 일일이 답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것 또한 프로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이번 오케스트라 축제에 참여한 학교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많은 어려운 점들이 있겠지만 전국의 오케스트라들이 모이는 4월의 교향악축제에 비해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다른 단점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필자는 연주력에 대한 이야기는 안하려고 하지만 청중들은 자연스럽게 각 학교의 연주력을 비교하게 된다. 이것은 비단 대학 오케스트라 축제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교향악축제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것은 음악 페스티벌의 시스템 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축제이기 때문에 조금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두세 개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섞어서 연합 오케스트라를 만든다거나, 아예 약간의 경연 형식을 섞는다던가, 관객이 가장 많이 들어찬 학교를 시상하는 등의 아이디어 말이다. 청중으로 하여금 조금 더 축제를 즐기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대학 오케스트라 말고도 다른 유스 오케스트라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들도 많이 있다. 아예 연령대를 조금 더 낮추어서 청소년 오케스트라 축제, 혹은 대학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축제를 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지휘과 학생들을 포함한 많은 젊은 지휘자들이 유스 오케스트라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으니 미래의 마에스트로들에게 미리 무대 경험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며칠 동안 공연을 관람하면서 이들이 몇 년 뒤 성장해 해외나 국내 프로 오케스트라들의 단원으로 연주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학교에 상관없이 누구나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보여준 이들의 젊은 패기와 음악을 향한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
| 지휘자 김광현은 예원학교 피아노과와 서울예고 작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지휘를 전공하였다. 대학재학 중 세계적 지휘자 샤를르 뒤트와에게 한국대표 지휘자로 발탁되어 제9회 미야자키 페스티벌에서 규슈 심포니를 지휘하였고, 서울대60주년 기념 정기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재학생 최초로 지휘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지휘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니, 로이틀링겐 필하모니, 남서독일 콘스탄츠 관현악단,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심포니, 경기필, 부천시향, 원주시향, 과천시향, 프라임필 등을 지휘하였다. 현재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재직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