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국과 중국 관계의 회복에 대비해 앞으로 중국노선 공급을 다시 늘릴 수도 있다.
일본노선의 중대형기를 중국노선에 대체투입하는 방식을 검토할 공산이 크다.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겨울철 운항계획에서 중국노선을 줄이고 소형기를 투입하는 등 중국노선에서 공급을 감소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인천~다롄노선과 부산~상해노선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인천~베이징노선과 베이징~제주노선에 여름철보다 작은 항공기를 투입해 공급을 줄일 계획을 세웠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청두, 인천~다롄노선 항공편을 각각 주3회 줄이고 청주~베이징노선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한중관계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앞으로 일본노선에 투입하는 중·대형기를 중국노선으로 돌릴 가능성이 떠오른다.
한중관계가 회복할 경우 일본여행 수요가 중국여행 수요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일본인여행객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광객은 올해 1~8월 4661만 명으로 지난해 1~8월보다 41.7% 늘어났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근거리 여행지로 대체수요가 쏠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관광객은 올해 4월부터 지속해 줄었다. 원엔화 환율이 올해 들어 계속 내리고 있는 만큼 일본인관광은 앞으로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앞으로 중국노선 수요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아주경제 기자와 만나 “올해 하반기 실적이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노선도 더디지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중국노선에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한중관계 변화를 잘 살피고 유연하게 운영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월부터 중국정부의 사드보복 조치 탓에 중국노선에서 부진을 겪어 실적에 타격을 입어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노선 매출비중이 각각 13%와 21%인 만큼 중국노선 매출 의존도가 높다.
대한항공은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올해 2분기 중국노선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26%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2분기 중국노선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36% 감소했다.
하지만 한중관계의 회복을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겨울철 중국노선 공급을 다시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중관계 개선 가능성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꾸준하게 제기됐지만 중국정부의 보복조치 해제 등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이번에도 사드보복 조치의 해제 등으로 실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국노선에서 수요 감소에 대응해 공급을 일부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의 한한령이 해제될 경우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수요의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이 경우 중국노선 공급을 정상화해 중국관광객 유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