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7-11-02 1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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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가 국내 최초로 고용량(하이도즈) 4가 독감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고용량 독감백신은 항원의 함량을 높인 백신으로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 효과적이다.
▲ 허은철 녹십자 사장.
2일 녹십자에 따르면 녹십자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용량 4가 독감백신 ‘GC3114’의 임상 1상을 승인받고 본격적 임상절차에 들어갔다.
GC3114는 일반 4가 독감백신의 항원 함량을 높인 ‘고용량 백신’이다.
녹십자가 고용량 4가 독감백신 개발에 나선 이유는 65세 이상 고령층에 일반 독감백신의 효과가 낮기 때문이다.
2008년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들에게 일반백신 대신 고용량백신을 접종할 경우에 독감 바이러스 항체가 30~80%가량 더 많이 생성됐다.
2014년 미국 피츠버그대학의 카를로스 디아즈그라나도스 교수가 3만19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에서도 65세 이상 노인들은 고용량백신 접종이 더 효과적이었다.
올해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에서도 고용량 독감백신의 효과는 입증됐다.
2012년부터 2013년 사이에 고용량백신을 맞은 노인들이 독감으로 병원을 찾거나 입원한 후 30일 내 사망할 확률이 일반 백신을 접종받은 노인들보다 30%나 낮았다.
이런 효과 때문에 미국에서는 고용량 3가 독감백신이 2009년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에 접종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 해 약 3만6천 명가량이 독감으로 사망하는데 이 가운데 약 90%가 65세 노인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실제로 일반 독감백신이 건강한 성인에게서 70~90% 면역반응을 보이는 것과 달리 65세 이상 고령층은 그 효과가 17~5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독감 예방접종 효과를 고려해 고령층은 전용 독감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노령층 인구도 고용량 4가 독감백신 개발에 나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에 효과적 백신 개발을 통해 독감에 따른 사회적 부담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로벌 독감백신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