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이 아동복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아동복 자체브랜드를 만들고 편집숍을 선보인 데 이어 성인복 디자인을 따라 한 옷을 내놓는 등 ‘성인복 패션공식’을 대입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10월 한 달 동안 아동복 브랜드 ‘밀리밤’으로만 매출 40억 원을 올렸다.
밀리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자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밀리밤 매출목표를 기존 4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높였다. 지난해 밀리밤의 매출은 350억 원 수준이었다.
이랜드리테일이 내놓은 또 다른 아동복 자체브랜드 ‘킨더도씨’는 롯데백화점에 입점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뉴코아아울렛, 이천일아울렛, NC백화점 등을 벗어나 영토를 넓힌 셈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아동복에 SPA브랜드 생산방식을 대입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PA브랜드는 회사가 직접 상품을 만들고 유통까지 하는 전문소매점이다. 제조원가를 낮추고 유통단계를 줄여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2012년 4~8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밀리밤을 선보일 당시 자체제작상품 비중은 30%였지만 현재는 70% 이상으로 높아졌다. 신제품의 출시주기도 1주로 줄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자체생산으로 단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에 대규모 공장이 있는 만큼 데님과 니트, 아동복까지 한꺼번에 많은 옷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편집숍 형태의 아동복 매장도 선보였다.
▲ 이랜드리테일이 선보인 아동복 브랜드 '보보트리'. |
이랜드리테일은 9월 유아·어린이 편집숍 브랜드 ‘루키루’를 내놓고 아동복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옷과 잡화를 한 번에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브랜드보다 디자인과 가격 등 앞세운 편집숍의 인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편집숍은 하나의 매장에 두 개 이상의 브랜드를 판매해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성인복 디자인을 적용해 아동복을 만드는 데도 적극적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아동복 브랜드 ‘로엠걸즈’는 10월 ‘어깨끈이 없는 상의(뷔스티에)’ 모양의 아동복을 선보였는데 생산물량의 70%가량이 단숨에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9월 성인복의 느낌을 그대로 따온 아동복 브랜드 ‘보보트리’도 출시했다. 캐릭터를 최소화하고 단순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아동복 트렌드에 맞춰 성인 여성복을 유사하게 만든 ‘미니미 상품’을 콘셉트로 잡았다”며 “뉴코아 평촌점에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매장을 10개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동복시장에서 성인복 디자인을 따온 상품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캐릭터가 그려지거나 알록달록한 옷보다 본인 옷과 비슷한 느낌의 옷을 고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아동복 경쟁력은 관련 역량을 한데 모으고 ‘규모의 경제’로 생산 효율화를 꾀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6월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던 아동복 브랜드 9개를 넘겨받으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아동복 브랜드만 20개에 이른다. 국내 아동복 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