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키가 빼빼로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과자업계가 연중 최대 대목인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 빼빼로데이는 13일 대입 수능일까지 이틀 간격으로 한 주에 걸쳐있어 원조격인 롯데제과와 이에 도전하는 해태제과의 경쟁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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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 |
7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롯데제과의 빼빼로를 따라잡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11월11일을 ‘빼빼로데이’ 대신 ‘스틱데이’로 이름붙이고 막대과자 ‘포키’를 적극 밀고 있다.
해태제과는 특히 지난 6월 선보인 ‘포키 딸기’를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생딸기 20%를 함유해 풍미가 뛰어나다는 점으로 프리미엄 막대과자 이미지를 적극 알리고 있다.
또 세계에서 가장 얇은 3mm짜리 막대과자 ‘포키 극세’도 해태제과의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다.
해태제과는 이들 제품을 선물용으로 기획해 ‘연인팩’ ‘엄마랑 아빠랑’ ‘직장인 팩’ 등 소비자 세분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배우 서강준을 모델로 내세워 스타 마케팅에도 나섰다.
해태제과는 올해 들어 매출이 신통치 않은 데다 지난달에 계열사인 크라운제과 일부 제품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해태제과로서 11월 과자업계 특수를 노려 반전을 꾀해야 하는 상황이다.
빼빼로는 롯데제과가 1983년 첫 선을 보인 뒤 31년 동안 누적판매액만 1조300억 원에 이르는 자타공인 ‘국민과자’다. 롯데제과 추산에 따르면 빼빼로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38억 갑 정도 팔렸다. 줄 세우면 약 1만km가 넘는 길이로 지구를 250바퀴, 달까지 13번을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빼빼로는 출시 첫해 4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약 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빼빼로의 인기가 30년이 넘도록 식기는커녕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은 11월11일 이른바 ‘빼빼로데이’의 공이 크다.
매년 상술을 경계하는 비판이 쏟아지고 ‘가래떡데이’ 같은 대안들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빼빼로데이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민 기념일로 자리잡을 태세다.
소셜커머스 티몬의 조사 결과 빼빼로데이 전후 팔리는 막대과자는 연간 판매량의 23%다. 화이트데이에 팔리는 사탕류가 연간 판매량의 14%인 것을 감안하면 빼빼로데이의 위력이 얼나마 큰 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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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 |
빼빼로의 인기는 해외로도 확산되고 있다. 세계 40여개국에 수출돼 롯데제과의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1년 미국의 초등학교 참고서에 빼빼로데이가 소개된 것은 물론이고 2012년 MIT공과대학교 학생들이 빼빼로데이 행사를 캠퍼스에서 펼쳐 화제가 됐을 정도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빼빼로의 진화도 거듭되고 있다. 롯데제과는 오리지널 초코빼빼로 외에도 현재 아몬드빼빼로, 땅콩빼빼로, 딸기빼빼로, 화이트쿠키 빼빼로, 하미멜론 빼빼로 등과 함께 최근 스키니 빼빼로, 티라미스 치즈 빼빼로 등을 추가해 총 8종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기획제품 20여종도 내놓고 빼빼로데이 특수를 대비하고 있다. 빼빼로의 인기제품들을 모아 선물용으로 만든 '선물상자 빼빼로', '리본 빼빼로', 또 포장을 미니버스, 우편봉투, 우편함, 책 등 다양한 디자인의 빼빼로 제품으로 ‘원조’ 자리를 지키려 한다.
롯데제과는 한류 아이돌그룹 '엑소'를 빼빼로 제품 광고모델로 삼아 국내 10대 청소년들은 물론 아시아권 소비자 잡기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