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과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래에셋그룹 ‘편법적 지배구조’ 논란과 관련해 금유그룹 통합감독제도 도입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 위원장은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과 국세청, 금융감독원의 수사 및 조사결과에서 이 회장의 차명계좌가 확인되면 금융실명제법상 비실명재산으로 봐서 과세할 것인가”라고 묻자 “동의한다. 금감원과 협의해 차명계좌 인출과 해지, 실명전환 등 모든 과정을 다시 점검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비실명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에 세금 90%를 부과해야 한다.
이 회장 측은 2008년 ‘삼성 특검’에서 확인한 이 회장의 차명계좌 1199개에 있던 4조5373억 원 가운데 4조4천억 원 어치의 주식과 예금을 과징금이나 세금 납부없이 찾아갔다.
최 위원장은 삼성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그동안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 과세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최 위원장은 “차명계좌여도 실제 존재하는 이름이면 실명전환 대상이 아니며 과징금 부과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기존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금융위는 삼성 차명계좌와 관련해 조력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번 국감에서 금융실명제에 따른 실명전환 대상을 놓고 해석이 엇갈렸던 만큼 이와 관련된 규정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 위원장은 “2008년 당시 (차명계좌와 관련해) 검사를 받았던 금융기관들이 금감원의 지적사항을 제대로 따랐는지도 점검할 것”이라며 “금융실명제법 해석을 놓고 논란이 있었던 만큼 유권해석과 종합편람, 업무해석 등 부문에서도 일관성을 갖출 수 있도록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 ‘편법적 지배구조’ 논란은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도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비라봤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미래에셋캐피탈은 계열사 주식을 들고 있는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지만 지주회사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자 최 위원장은 “규제를 편법으로 보이는 방법으로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올해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가 도입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새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방에 근거를 둘 경우 지방은행에 준하는 대우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케이뱅크 (은산분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이뱅크를 지방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지방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던 것을 사실이지만 케이뱅크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대답했다.
현행법상 비금융주력자는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4%까지만 행사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의 경우 지분과 의결권을 각각 15%까지 보유하고 행사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줄 때 그 은행이 지방에 근거를 둔다면 지방은행에 준하는 대우를 적용하는 기준을 두는게 맞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