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업계 1,2위인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가 사업재편에 나서며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알뜰폰 등 기존 주력사업이 성장하는데 한계에 이르자 렌탈 및 보안사업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CJ헬로비전은 26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회사이름을 CJ헬로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2008년 CJ케이블넷에서 CJ헬로비전으로 이름을 바꾼 뒤 9년 만에 또 다시 회사이름을 바꾼 것이다. CJ헬로비전에서 방송을 의미하는 ‘비전’을 제외함으로써 케이블TV 중심에서 탈피해 4차산업혁명을 대비한 신사업 발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CJ헬로는 디지털케이블TV '헬로TV', 인터넷 서비스 '헬로인터넷', 인터넷전화 '헬로전화', 알뜰폰 '헬로모바일'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별 매출 비중은 케이블TV가 35%로 가장 높고 알뜰폰이 24%를 차지하고 있다.
알뜰폰 2위 사업자인 SK텔링크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이사회에서 자회사인 SK텔링크의 주식을 100% 확보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11월 SK텔레콤 이사회 및 SK텔링크 주주총회에서 주식교환이 최종 승인되면 12월 편입절차가 끝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몇 가지 사업을 위해 SK텔링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며 “빠른 의사결정 등을 통해 SK텔링크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가 변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현재의 주력사업이 성장정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알뜰폰사업에서 가입자를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헬로비전은 2분기 알뜰폰 가입자가 분기보다 8천여 명 감소한 85만6904명인 것으로 나타났고 SK텔링크도 올해 가입자가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알뜰폰사업은 정부의 통신비인하 정책으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이통3사의 통신료가 내려가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늘려온 알뜰폰사업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은 매출비중이 높은 케이블TV사업에서도 IPTV(인터넷TV)의 공세에 밀리면서 2014년부터 매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SK텔링크도 전체매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국제전화부문의 매출이 최근 수년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CJ헬로비전은 렌탈사업에서, SK텔링크는 보안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은 2014년부터 노트북이나 TV 등 가전 및 개인용 IT기기를 대하는 ‘헬로렌탈’ 서비스를 시작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렌탈 등 기타사업부문에서 매출 117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5% 성장했다.
아직 매출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제품으로 품목을 확대하며 2020년까지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은 2020년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링크는 2014년 출동경비업체 NSOK를 인수하며 보안사업에 진출했다. 국내 출동경비업계에서 에스원, ADT캡스, KT텔레캅에 4위에 머물러 있지만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링크가 SK텔레콤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NSOK의 출동경비서비스에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기술 접목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이 현재 매물로 나온 ADT캡스까지 인수해 보안사업을 그룹차원에서 키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뜰폰업계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며 “알뜰폰회사의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