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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에서 활로 찾나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11-05 19: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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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에서 활로 찾나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왼쪽)과 박상진 삼성SDI 사장

LG화학과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화학은 3분기에도 3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네 분기 연속 3천억 원대의 영업이익 틀에 갇혀 있다. 시장에서 ‘어닝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SDI도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합병한 뒤 내놓은 첫 실적인 3분기에 영업이익이 200억 원대에 머물렀다. 제일모직 소재부문이 삼성SDI 기존사업의 부진을 겨우 상쇄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회사는 화학이나 소재 등 기존 주력사업들의 성장세가 둔화돼 위기를 겪고 있다. 두 회사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선두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2016년 전기차 배터리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몇몇 기업 중심으로 시장판도가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판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자동차배터리 하나의 매출이 휴대폰 배터리 5천 개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최근 BMW와 폴크스바겐 등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협력해 영업망을 넓히려 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기술력과 품질로 세계 1위를 수성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10개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6개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고 중국공장을 짓는 등 규모를 키우고 있다.

두 기업은 전기차 배터리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선두싸움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 전기차 배터리 영역 넓히기 한창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 36%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 완성차업체들과 영업망을 넓혀 지난해까지 1위를 했던 일본기업 AESC를 제쳤다.

LG화학은 또 글로벌 10대 완성차업체 가운데 GM 르노닛산 현대기아차 포드 아우디 볼보 등 6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현재 이들과 중국업체 등을 포함해 20여 곳을 협력사로 두고 있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은 “2018년까지 중대형 배터리분야 누적매출 10조 원 이상을 달성해 '배터리는 곧 LG화학'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남경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창(한국)-홀랜드(미국)-남경(중국)'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권 사장은 “LG화학이 이 공장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 될 중국시장에서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SDI는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소형배터리에서 4년 연속으로 세계판매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런 위상에 비해 전기차 배터리로 쓰이는 중대형배터리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5%로 4위에 머물렀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도 LG화학과 7배나 차이가 났다.

그러나 삼성SDI는 올해 들어 매섭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BMW와 폴크스바겐과 협력하고 중국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글로벌시장에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박상진 사장은 지난 1월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연간 4만 대를 생산하는 배터리 공장을 내년까지 짓기로 했다. 그는 기공식에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올해 19%로 급성장해 세계 3위까지 치고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에서 활로 찾나  
▲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김명환 LG화학 배터리 소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2011년 충북 오창산업단지에서 열린 'LG화학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 준공식'에서 배터리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

◆ 왜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하나

두 회사 수장들은 전기차 배터리를 기존 화학소재사업을 대체할 성장동력으로 본다.

전기차를 만들려면 중대형배터리와 함께 고도화된 화학소재기술을 활용한다. 국내기업들은 중국이나 미국기업이 따라오기 힘든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에 이 시장을 지배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TV나 스마트폰에서 정체되고 있는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구조적 저성장에 빠진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상황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중국과 유럽 등이 대대적인 친환경자동차 보급정책을 펼친 데다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고 있어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는 긍정적 전망이 뒤따른다.

이에 따라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3조 원 수준에서 2018년 13조 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점쳐진다. 전기차 배터리가 상용화되는 시점을 업계는 2016년으로 본다.

지금부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각자가 원하는 '맞춤형' 배터리를 개발하려면 3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연말 전기차 배터리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만 대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유럽 83%, 중국 69%, 미국 33% 이상 판매가 늘었다.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은 2011년 100만 대에서 2015년 678만 대, 2020년 1000만 대 이상으로 연평균 30%씩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중국 전기차 예상판매량은 2020년 500만 대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모두 500만 대 전기차를 보급한다는 친환경차 육성정책을 밝혔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16조 원을 들이기로 했다.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시에 올해 안으로 1천 개 이상의 공공충전시설을 확보하기로 했다.

◆ 승승장구하던 LG화학은 왜 위기에 빠졌나

LG화학은 2010년 2분기에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 시가총액이 LG전자를 앞지르며 그룹 맏형 자리를 위협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 뒤 4년 동안 LG화학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LG화학은 3분기에도 3천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내 네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3천억 원 대에 머물고 있다. 석유화학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4천억 원 이상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LG화학 실적이 오랫동안 정체가 지속된 이유는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부문이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기가 저성장 기조로 들어선 데다 해외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중국시장에서 현지업체들의 자급률이 늘고 있다.

박진수 부회장은 "기존에 주력하던 석유화학 제품으로 고수익을 내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중국기업을 뛰어넘는 기술과 신소재를 개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들어 석유화학부문뿐 아니라 LCD패널과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도 부진이 깊어졌다.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주력제품인 LCD 편광판의 시장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게다가 최대경쟁업체인 일본기업들이 엔저효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이들 사이에서 LG화학은 가격 경쟁력마저 잃게 됐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의 부진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LG화학은 앞으로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전기차는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언제쯤 효자될까

삼성SDI는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고 ‘홀로서기’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는 삼성SDI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조속히 이익을 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삼성전자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 등 중대형 배터리에 투자하고 있다”며 “초기투자비와 개발비가 많아 2018년 이후에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아직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삼성SDI는 3분기에 전기차 배터리 등을 포함한 에너지솔루션사업에서 매출 794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떨어진 수치다. 제일모직 소재부문의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에너지솔루션사업은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에너지솔루션사업 가운데 중대형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사업은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적자상태다.

박상진 사장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박 사장은 2010년 취임했지만 삼성SDI의 실적은 썩 좋아지지 않고 있다.

박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2016년, 에너지저장장치는 다음해 하반기에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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