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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사장 |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애플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을 내줬고 중저가시장에서도 현지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를 앞세워 실지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 애플과 중국업체 사이에 낀 삼성전자
4일 독일 시장조사업체 Gfk와 중국 공업화신식화부의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삼성전자의 중국 휴대전화 평균판매가격(ASP)은 2223위안(약 39만4천 원)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업체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3781위안(약 67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폰’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보다 평균 1.7배 더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마케팅비를 아끼지 않았다. 현지 매장을 1천 개 이상으로 늘렸고 오지마을까지 찾아가는 ‘스마트 이동 서비스’도 적극 펼쳤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삼성전자보다 애플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기업브랜드연구센터가 올해 중국 브랜드파워지수(C-BPI)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모바일부문에서 2위로 밀려났다. 1위는 애플의 차지였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중국에서 여전히 애플 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 때문에 삼성전자 제품이 중국에서 애플보다 저렴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는 판매단가의 차이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시장의 경우 가격경쟁력 면에서 중국업체들에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판매단가를 기록한 곳은 OPPO였다. OPPO는 1792위안으로 3위를 차지했다. vivo(1599위안)와 지오니(1352위안)가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샤오미와, 화웨이, 레노버는 삼성전자의 절반 내지 3분의 1 가격에 스마트폰을 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샤오미의 평균판매단가는 1194위안이고 화웨이와 레노버는 각각 1119위안과 734위안을 기록했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의 중저가제품보다 저렴하면서 성능이 더 좋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친 상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샤오미는 3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30.3%를 기록하며 18.4%에 그친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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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지난 2일 중국 북경에 문을 연 '삼성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
◆ 중저가제품 강화전략, 성공 장담하기 어려워
삼성전자는 선택에 기로에 서게 됐다. 애플과 계속 중국에서 프리미엄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일지 아니면 중저가시장을 공략해 샤오미 등에 뺏긴 점유율을 회복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후자를 선택했다. 중국 중저가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보급형 제품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중저가 제품도 프리미엄 제품처럼 디스플레이와 소재를 차별화하고 카메라 성능도 높일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가격 경쟁력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전략이 성공할지 이달 중국에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A’의 성패에 달려있다고 업계는 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갤럭시A5와 갤럭시A3을 공개했는데 이 제품은 금속소재를 적용한 삼성전자의 첫 번째 풀 메탈 디자인의 스마트폰이다. 두께는 6mm대로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얇다. 전면 카메라 화소도 역대최고인 500만 화소로 높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로 잃어버린 중국시장의 영향력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여전히 미지수다. 비슷한 가격대의 중국업체 제품이 갤럭시A시리즈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갤럭시A시리즈 가운데 가장 사양이 낮은 갤럭시A3의 가격을 30만 원대 초반으로 예상한다. 약 33만원인 샤오미의 ‘미4’나 화웨이의 ‘아너6’과 비슷하다.
문제는 갤럭시A3의 성능이 미4나 아너6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디자인만 보고 샤오미나 화웨이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사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국 중저가시장을 공략하려면 프리미엄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지금보다 더 가격대를 낮춰야 한다”며 “어느 시장에 주력할 지 확실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