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가 거래액을 빠르게 늘리며 외형을 키우고 있다.
결국 외형이 커져야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최저가 전략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후 외부에서 투자를 받지 못한 만큼 투자 유치를 위해 거래액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가 월 거래액 기준으로 업계 1위 쿠팡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위메프는 10일 하루 거래액이 200억 원을 돌파했다. 일 거래액이 200억 원을 돌파한 건 쿠팡과 티몬, 위메프를 통틀어서도 위메프가 처음이다.
추석연휴 직후 이뤄진 ‘위메프 1010데이’ 행사 덕이 컸다. 위메프는 10일 자정부터 600여 개 상품을 10원, 1010원, 10만1010원 등에 선보였다.
거래액은 일정 기간에 회사 플랫폼을 통해 오고 간 금액을 말한다. 거래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소비자가 플랫폼에 접속해 물건을 사 갔다는 의미다.
위메프 거래액은 올해 초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 거래액이 3천억 원을 넘었는데 6월 거래액 규모가 3700억 원에 이르렀고 7월 4천억 원도 돌파했다.
하루 거래액이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월 거래액 6천억 원, 연간 거래액 7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위메프는 기대하고 있다.
위메프는 최저가 전략을 고수하면서 가격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손익관리에 들어간 모습과 대조적이다.
특히 위메프가 지난해 말부터 진행하고 있는 ‘OO데이’ 방식의 특가행사가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메프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3년여 만에 브랜드 슬로건을 ‘특가대표! 위메프’로 바꾸며 가격경쟁력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위메프는 현재까지 최저가 전략으로 방문자 수와 거래액이 모두 늘어나고 있다.
위메프가 외형 확대에 집중하는 이유를 두고 투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위메프는 2015년 이후 외부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다. 지난해 비용을 줄이며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성장을 이어가려면 외부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기업들이 앞다퉈 거래액을 공개하고 있는데 회사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만큼 순위를 놓고 경쟁이 무의미하다”며 “결국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어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SK플래닛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11번가의 거래액을 상반기에 이례적으로 공개한 점을 두고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위메프는 물론이고 11번가, 쿠팡, 티몬 등 대부분의 이커머스기업은 투자금 확보가 절실하다. 위메프는 2010년 설립 이후 한 번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적자 636억 원을 내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 규모는 1949억 원에 이른다.
신세계그룹이 위메프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신세계그룹은 11번가뿐만 아니라 위메프와 티몬 등 다른 이커머스기업와 경영권 인수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연말까지 온라인사업과 관련해 ‘깜짝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