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스마트폰으로 성공한 샤오미가 TV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까?
샤오미가 TV용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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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쥔 샤오미 CEO |
이에 따라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 공룡들이 벌이고 있는 TV콘텐츠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가 TV관련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 보도했다. 샤오미는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이날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이번 투자로 우리의 TV콘텐츠는 더 풍부해지고 다양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업계를 이끄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미는 TV콘텐츠 투자를 위해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 최고편집장 출신인 첸퉁을 영입했다. 첸퉁은 샤오미에서 콘텐츠 투자와 영업담당 부사장을 맡으며 스마트TV와 셋톱박스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왕촨 샤오미 부사장과 팀을 이룬다.
첸퉁 부사장은 “샤오미TV의 새로운 비디오 채널 출시에 노력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에서 성공을 거둔 전략을 TV부문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이번 10억 달러의 투자계획을 첫번째 단계라고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 투자사와 투자방식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판매중인 자체 평면TV와 동영상 스트리밍 셋톱박스 등과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를 곧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샤오미는 지난해 9월 자체 개발한 스마트TV인 ‘MiTV’를 선보이며 스마트TV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MiTV의 가격은 2999위안(약 53만 원)으로 상당히 저렴해 온라인에서 2분 만에 3천 대나 팔렸다.
샤오미는 지난 5월 MiTV를 강화한 ‘MiTV2’를 출시했다. 화질이 더욱 좋아지고 베젤 두께도 6.2mm로 전작(8.4mm)보다 줄어드는 등 성능이 강화됐지만 가격은 3999위안(70만 원)에 불과했다.
이밖에 일반TV에 연결해 샤오미의 스마트TV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UHD TV 셋톱박스인 ‘Mi 박스’도 399위안(7만 원)에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샤오미가 TV관련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품에 안으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먼저 동영상 콘텐츠사업에 진출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게 됐다.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자체 개발한 TV용 셋톱박스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와 투도우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6억 명이 넘는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독점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샤오미는 이런 기업간 경쟁에 동참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샤오미는 투자해야 할 분야가 늘어나면서 최근 신규자금을 조달하려고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투자금 마련을 위해 러시아의 DST시스템스 등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개된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약 400~500억 달러 규모다. 지난해 8월 샤오미가 외부자금을 조달할 때 산정한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 정도였는데 단 1년 만에 4~5배가량 높아진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샤오미는 아직 기업공개를 하지 않는 회사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회사”라며 “현재 가치를 500억 달러 정도로 예상하는 것은 향후 3~5년 안에 800억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