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10-17 11: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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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중국계열사 중한석화가 2020년까지 7400억 원 규모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국영석유화학기업인 시노펙과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등 '차이나인사이더' 전략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이노베이션이 중국계열사 중한석화가 2020년까지 7400억 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40% 가까이 확대하는 증설작업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중한석화는 SK이노베이션의 화학부문자회사 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35대 65의 비율로 모두 3조3천억 원을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다. 2013년 10월 중국 중부지역 후베이성에 설립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그룹과 시노펙이 공동성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데다 서로 신뢰하고 있어 중한석화가 대규모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라며 “중한석화의 증설작업을 SK이노베이션 중국 화학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삼아서 앞으로 중국에서 딥체인지2.0을 실현해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딥체인지는 SK그룹의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로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전략이다.
중한석화는 이번 증설작업을 통해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을 기존 80만 톤에서 110만 톤으로, 폴리에틸렌 생산능력은 기존 60만 톤에서 90만 톤으로, 폴리프로필렌 생산능력은 기존 40만 톤에서 70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 증설작업이 끝나면 중한석화의 석유화학제품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220만 톤에서 300만 톤으로 불어난다.
이번 증설은 공정개선방식으로 이뤄진다. 공정개선방식은 각종 부품을 교체하거나 신규장착하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해 기존 설비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설비를 새로 설치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보다 4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중국의 에틸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자급률은 2020년까지 6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한석화가 생산능력을 확대해 중국시장에서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2006년 제안한 ‘차이나인사이더’ 전략을 실행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한석화를 통해 시노펙과 중국에서 사업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나인사이더 전략은 최 회장이 SK그룹을 중국에서 중국기업처럼 인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세운 경영전략이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노펙 경영진과 추가적인 사업협력과 다각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시작했으며 올해 왕위푸 시노펙 동사장(이사장)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지역정부와 투자, 협력방안을 논의하면서 중한석화의 사업확장을 지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