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7-10-15 15: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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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방보험이 소송을 통해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동양생명의 이전 주주들과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왼쪽부터)구한서 동양생명 공동대표이사 사장과 뤄젠룽 동양생명 공동대표이사 사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은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과 관련해 보고펀드와 유안타증권 등을 상대로 7천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은 동양생명을 비롯해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 회사 10여 곳이 5천억 원대 육류대출 사기극에 휘말린 사건이다. 채권규모가 가장 큰 동양생명은 피해액이 3800억 원에 이른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보고펀드 등이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해 위험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매각과정에서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2015년 9월 옛 보고펀드와 유안타증권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63%를 인수했다.
보고펀드 등은 안방보험에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과 관련된 내용을 충분히 전달했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험가입 등 각종 장치를 마련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따른 동양생명의 피해액만큼 보고펀드 등에 줘야 하는 동양생명 인수대금을 낮추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을 통해 육류담보대출에 따른 피해액을 보전받으려는 전략인데 문제는 안방보험이 소송전에서 유리하지 않다는 점이다.
육류담보대출 부실은 지난해 말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던 것으로 동양생명 매각시기였던 2015년 9월에는 별다른 문제가 파악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뒤에도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육류담보대출을 꾸준히 늘려온 점도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동양생명은 2007년 육류담보대출을 850억 원 규모로 처음 시작해 2013년까지 대출잔액 규모 1천억 원가량을 유지했다.
그런데 안방보험에 인수된 뒤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803억 원으로 3년여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가입했었던 종합보험도 보험료가 더 낮은 보험으로 바꿨다.
안방보험은 육류담보대출 관련 담당직원을 494억7300만 원 규모의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다만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에서 펼치고 있는 ‘고수익 고위험’ 중심의 영업전략 및 내부통제를 다잡기보다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따른 피해를 이전 주주들과 담당직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당국도 직원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내부통제 소홀이 주주와 보험가입자 등 선의의 고객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동양생명과 경영진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이 안방보험의 공격적인 영업전략에 의구심을 보이는 것과 달리 안방보험은 우선 눈앞에 있는 동양생명의 피해액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며 “소송을 통해 피해액을 줄이지 못할 경우 더 큰 신뢰도 하락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