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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키우기 위해 SK하이닉스에 더 공격적 투자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0-15 10: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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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에서 반도체사업이 차지하는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가 모두 고공행진하며 가장 중요한 계열사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동안 반도체사업을 키우기 위해 주도한 인수합병과 투자에서 경영성과를 확인하며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 반도체분야 투자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 SK하이닉스 급성장으로 반도체 위상 높아져

15일 SK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에서 반도체사업의 육성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키우기 위해 SK하이닉스에 더 공격적 투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업황호조로 최고 전성기를 맞아 그룹 내에서 입지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는데다 성장성도 가장 밝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으로 역대 최대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지며 주가도 연초보다 2배 정도로 뛰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지난 9월 말 집계한 SK그룹 상장계열사 시가총액 총합은 약 129조 원인데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65조 원 안팎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 회장은 반도체로 사업다각화를 노려 2011년 하이닉스 인수를 강력히 밀어붙였는데 시장의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성과를 내는 결실을 맺게 됐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안착으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반도체 관련사업의 투자와 인수합병에 갈수록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SK그룹에 인수된 반도체 가스기업 SK머티리얼즈와 최근 LG그룹에서 넘겨받은 반도체 웨이퍼기업 SK실트론의 인수합병이 대표적 사례다. 최 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반도체 소재공급과 완제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려고 한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4조 원의 거액을 들여 추진하는 도시바 반도체사업 투자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인수논의를 위해 일본에 직접 2차례 방문하는 등 이전부터 반도체분야에 특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인수합병에 대표적 성공사례로 자리잡았다”며 “최 회장이 직접 참여한 SK실트론 인수도 성공적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올해 초 SK하이닉스의 7조 원 규모 투자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사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반도체시장에서 선제적인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SK하이닉스의 자금여력도 늘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이 내년에 더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반도체 투자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까

SK하이닉스는 이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공급부족이 계속되는 데 대응해 올해 투자규모를 기존 7조 원에서 10조 원 정도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D램의 기술적 특성상 최신 공정기술이 도입될수록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이전 수준의 시설투자로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운 데다 낸드플래시 역시 제 때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글로벌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내년에 설비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시장에서 추가투자 가능성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에 4조 원의 거액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계약조건을 볼 때 생산시설 공유나 기술협력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결국 글로벌 경쟁업체와 맞설 길은 자체 연구개발과 생산투자를 확대해 역량을 키우는 것밖에 없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최근 반도체 관련행사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투자를 더 많이 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태원, SK그룹 키우기 위해 SK하이닉스에 더 공격적 투자
▲ SK하이닉스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궁극적으로 한국 반도체업계의 약점으로 꼽히는 시스템반도체까지 SK그룹이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별도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추진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사업부를 분사한 것이 그룹 차원에서 시스템반도체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추가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부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의 주요계열사는 일제히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카, 전기차 등 신사업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며 이를 새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SK그룹이 이런 사업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면 자체 시스템반도체 사업역량과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외부업체에 반도체를 의존하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강력한 시장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 역량확보에 속도를 내며 신사업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망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세계 메모리반도체 2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시스템반도체 기술까지 확보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앞으로 막대한 규모의 연구개발투자와 인수합병 등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통합칩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대만 반도체기업과 기술협력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시일 안에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규모가 작은 시스템반도체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면 대규모 투자와 같은 방법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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