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1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데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도 유 사장을 신임하고 있는 만큼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 사장은 2007년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올라 증권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기록을 쓴 뒤 11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 사장은 1년 동안 일하고 추가 임기 1년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지난해까지 10번 연속 연임했다. 증권업계에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10년 이상 최고경영자를 맡은 경우는 유 사장이 유일하다.
10년 동안 한국투자증권을 이끌면서 한국투자증권을 업계 최상위권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유 사장이 취임할 때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규모는 1조8천억 원이었는데 현재 4조 원대로 불어나 현재 금융당국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순이익규모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2437억 원을 거둬 증권업계 선두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상반기에 순이익 2706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6%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가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증권업계 순이익 1위 자리는 내줬지만 여전히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에 순이익 2738억 원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7%로 증권사 평균(7.8%)을 크게 웃도는 만큼 하반기에 미래에셋대우를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자기자본 4조 원대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 평균은 6.7%에 불과하다. 증권사들이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자기자본이익률이 떨어졌지만 한국투자증권만 건재하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유 사장을 향해 두터운 신임을 보내고 있는 데다 평소 인사원칙으로 ‘실적을 바탕으로 한 평가와 인사’를 내세우는 점도 다는 점도 유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2002년 메리츠증권에서 일하던 유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1년 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사장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등 대어급 상장주관을 따내면서 기업공개 실적 1위를 달성하는 등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융역량을 끌어올린 만큼 본격적인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을 앞두고 전열을 정비할 적임자로도 평가된다.
다만 유 사장이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로 꼽히는 만큼 이번에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남아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2018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데 유 사장은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 사장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금융투자협회 비상근 부회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경력도 풍부하고 오래동안 대표를 맡아 일하면서 증권업계에서 인망이 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 사장은 증권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 기록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외부적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