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가 벌이는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 조정협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임대료 인하를 놓고 양쪽 모두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는 9월 말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처음 만났으나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양쪽은 서로의 입장을 검토한 뒤 추석연휴가 끝나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양쪽 모두 임대료가 매우 중대한 사안인 만큼 쉽게 양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협상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공사 입장에서 롯데면세점의 임대료를 내려줄 경우 다른 면세점사업자들이 내는 임대료 역시 줄줄이 내려줘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대기업 면세점사업자를 포함해 모두 7곳에 이른다.
이미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대표가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만나 임대료 현실화를 요구한 적이 있다. 이 밖에 중소중견 면세점사업자들 역시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 7개 사업자들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경우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공사는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에서 올리고 있다.
국가계약법에 따라 경쟁 입찰로 적법하게 선정된 임대료를 개별기업의 경영난을 이유로 인하할 경우 대기업 봐주기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임대료를 낮춰주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면세점에서 철수하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철수할 경우 패널티가 있지만 영업을 계속할 경우 입는 손실이 패널티보다 더욱 크다"며 "심각하게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사드보복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했다며 9월12일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모두 4조1천억 원의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올해 적자 2천억 원 이상, 5년의 계약기간에 최소한 적자 1조4천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면세점은 현재의 경영환경 악화가 사드보복이나 정부정책 등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개별 면세점사업자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고통분담을 함께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