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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유리천장'이 더 높아, 여성관리자 비율 매우 낮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7-09-29 15: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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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평등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이 민간기업보다 ‘유리천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의 여성고용문제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회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유리천장'이 더 높아, 여성관리자 비율 매우 낮아
▲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여성고용 현황을 보여주는 ‘2016년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제도’ 운영결과를 29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고용상 성차별을 해소하고 고용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2006년부터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제도(AA, Affirmative Action)를 도입해 매년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사업장의 여성고용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공공기관 329곳, 민간기업 1676곳을 조사한 결과 공공기관은 민간기업보다 여성고용 비율은 높지만 여성관리자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여성고용 비율이 각각 38.3%와 37.7%로 조사돼 차이가 0.6%포인트에 그쳤지만 여성관리자 비율은 각각 16.5%와 21.2%로 차이가 4.7%포인트나 났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여성관리자 비율 차이는 2015년 4.3%포인트에서 0.4%포인트 더 벌어졌다.

고용노동부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채용비리로 공공기관의 여성고용문제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015년과 2016년 채용에서 박기동 전 사장의 지시로 여성지원자를 고의로 합격자 명단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박 전 사장은 현재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데 채용과정에서 “여성은 출산, 육아 등으로 업무 연속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라간 여성지원자 7명 대신 남성지원자를 합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성차별 해소와 일자리 평등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과정에 불이익을 준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민간기업보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도 더 높은 셈이다.

현재 20대 국회에는 여성임원 비율을 의무적으로 높이는 등 공공기관의 여성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들이 다수 발의돼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 등은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을 점진적으로 30%까지 늘리고 공공기관의 성별 임금현황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20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했다.
 
공공기관 '유리천장'이 더 높아, 여성관리자 비율 매우 낮아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공기관의 여성고용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남 의원 등에 따르면 2016년 3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공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유리천장지수를 보면 한국은 29개 국가 가운데 최하위인 29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문제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점도 국회 논의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경우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30%로 늘리는 방안을 의무화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9일 여성관리자 비율을 2022년까지 20%로 늘리는 방안을 담은 외교부 혁신로드맵을 발표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2016년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결과를 발표하며 “이번 조사에서 공공기관의 여성관리자 확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며 “공공부문이 선도해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 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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